공개포럼

우리의 학교교육 얼마나 효율적인가?

 

 

이영(한양대)

<요 약>

 

본 발제문은 학교 교육의 목적을 정리하고, 효율성 개념을 확대하여 적용하여 우리나라 교육의 효율성을 분석하고, 향후 정책방향을 정리하는데 목적이 있다. 주장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요점은 다음의 두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첫째로, 우리나라 교육은 효율성과 효과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단순히 투입대비 산출로 보는 효율성을 넘어, 사회 이동성 확보, 자아실현 등의 효과성까지 생각한다면 더욱 그러하다. 또한 자원과 인력 배분의 정태적 효율성도 낮고, 학생․교사․학교에 제공된 유인들이 향후 교육 성과의 제고에 바람직한 형태도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둘째로, 정부의 역할은 사회 경제 발전에 따라 자원배분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형태에서 자율과 책무, 선택과 경쟁을 존중하면서 교육이 가지는 외부성과 기회형평성 제고를 위한 개입을 적절히 하는 형태로 변화하여야 한다.

<목 차>

 

1. 서론

(1) 학교 교육의 목적

(2) 효율성 개념과 접근방식

2. 학교 교육의 효율성 관련 현황

(1) 학생수와 교원수 추이

(2) 재정 배분 추이

(3) 만족도

(4) 소득분배 악화와 교육의 이동성 제고 효과 약화

(5) 수요 대응성 미흡

3. 학교 교육 효율성 개선 방향

(1) 선택과 경쟁의 원칙

(2) 자율과 책무의 원칙

(3) 초중등교육에 있어서 교육기회 형평성 제고

(4) 고등교육에 있어서 기회형평성 보장

(5) 사교육비 절감

(6) 적정 학교 규모를 통한 효율성 제고

(7) 대학의 질보장체제와 구조조정 추진

 

1. 서 론

 

(1) 학교 교육의 목적

 

학교 교육은 개인의 자아개발과 사회의 존속과 발전을 위해서 존재한다. 정부가 학교 교육에 개입하는 근거는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로, 학교 교육이 가지는 외부성이다. 외부성이란 어떤 경제주체의 행동이 시장을 통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편익이나 비용을 발생시키는 현상으로 정의된다. 교육에 있어서 교육을 받은 사람에게 주어지는 개인적 편익보다 사회적 편익이 더 크게 나타난다. 초중등 교육이 가지는 사회화(socialization) 기능은 교육받은 사람이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살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적 편익보다 사회적 편익이 더 크게 나타난다. 고등 교육은 또 다른 형태의 외부성을 가질 수 있다. 고등교육의 외부성은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이 사회와 경제 발전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내게 되는 경우 나타날 수 있다.

 

둘째로, 신용제약 문제이다. 개인이 합리적으로 교육의 한계편익과 교육의 한계비용이 같아 지는 수준까지 교육투자를 결정하려고 하는데, 이를 위해 필요한 투자비용을 자본시장이 불완전하여 조달하지 못하여 교육투자를 덜 하게 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자신의 교육투자에는 필요한 경제적 자원이 부족한 경우 누군가로부터 자금을 빌려야 한다.

 

문제는 미래의 불확실한 소득증가분을 담보로 자금을 빌리는 것이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처럼 신용제약의 한계에 봉착할 경우 교육에 대한 투자는 개인수준에서 보더라도 최적수준에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물게 되고 만다. 수익률이 높은 데도 불구하고 적정수준까지 교육투자를 늘리지 못한 채 중도에서 교육받기를 중단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 정부는 신용제약에 처해 있는 사람들에게 학자금 융자를 행하여 교육투자가 합리적인 수준까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셋째로, 교육기회 형평성의 보장이다. 가계의 소득에 상관없이 교육에 대한 의지와 능력이 있다면 교육기회가 보장되는 체제를 위해 정부는 교육에 개입한다. 개입하는 방식은 낮은 학교 단계에 있어서는 의무교육을 통해, 높은 교육 단계에서는 학자금 융자를 통해 달성하고 있다. 저소득층에 대한 장학금도 이러한 목적을 위해 존재하는 것으로 이해 할 수 있다.

 

(2) 효율성 개념

 

효율성 개념은 크게 세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로, 투입대비 산출을 살펴보는 것이다. 우리가 교육에 인력과 재원을 투입하여 교육받은 학생이라는 산출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투입과 산출에 있어서 최소한의 투입으로 최대한의 산출을 만들어 내고 있는가를 살피는 것이다. 하지만, 교육에 있어서의 산출은 쉽게 화폐단위로 수량화하기 어렵다. 이미 앞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교육의 성과는 개인에게 돌아가는 사적 편익이라고 볼 수 있는 소득뿐 아니라 사적 편익 이상으로 사회에 편익이 되는 건전한 시민으로서의 행동, 아이디어의 창출, 새로운 기술의 개발 등을 포함하고 있다. 전자의 경우 그래도 화폐단위로 수량화할 수 있으나 후자의 경우에는 쉽게 수량화될 수 없다. 아마도 얼마나 잘 한 사회가 경제, 사회적으로 발달하고 사회가 건전하게 유지되는 성과를 보이가가 모두 교육의 편익으로 주장될 수 있다. 이러한 편익들을 화폐단위로 수량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효율성 보다는 효과성을 살펴보는 것이 보다 바람직한 접근이 될 것이다. 본 보고서에서는 효율성 개념 대신 효과성이라는 용어도 자주 사용하게 될 것이다.

 

둘째로 살펴볼 효율성 개념은 생산의 개념보다 좀더 포괄적인 개념으로 현재의 자원배분을 개선하여 사회 전체적으로 교육에 있어서의 자원배분이 좀 더 효율적으로 될 수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이다. 경제학에서는 이러한 효율성 개념을 파레토 효율성이라고 하며, 한 경제의 효율성에 대해 논의할 때 사용한다. 이러한 파레토 효율성 개념은 교육내 또는 교육과 비교육간의 자원 배분을 통해 좀더 나은 배분이 달성 가능한 것이가를 살펴보는 것이다. 이러한 파레토 효율성은 교육과 비교육부분간의 재정과 인력 배분, 교육부문내 교육단계별 재정과 인력 배분, 하나의 교육단계내에서 공립과 사립간의 배분, 학교 규모별 배분 등을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파레토 효율성은 정태적 효율성 개념으로 현재의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살펴보는 것이다.

 

세 번째로 살펴볼 효율성 개념은 동태적 효율성 개념이다. 현재의 제도 하에서 학생, 학부모, 교사, 학교, 정부 등의 유인들을 살펴보고 이러한 유인과 행동이 현재 교육분야의 성과와 향후 성과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가를 분석하는 것이다. 중요한 유인을 살펴보면 학생들이 얼마나 열심히 공부할 유인을 가지고 있는가, 얼마나 필요한 공부를 자기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유인을 가지고 있는가, 교사가 얼마나 자신의 전문성을 개발하고 수업에 충실할 수 있는 유인을 가지고 있는가, 얼마나 우수한 사람들이 교원이 되려고 하는 유인을 가지고 있는가, 학교가 학교의 성과를 높이기 위한 유인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가 등이 있다. 이러한 유인에는 교원 인사제도, 학생 선발 방식, 노동시장 성과, 학교의 자율과 책무 구조 등 여러 가지 제도와 정책적 요인들이 작동한다.

본 보고서에서는 이러한 세 가지 개념을 모두 사용하여 교육 효율성의 현황과 개선방향을 논의할 것이다.

 

2. 학교 교육의 효율성 관련 현황

 

(1) 학생수와 교원수 추이

 

저출산의 효과가 초등학교부터 나타나고 있다. 초등학교 학생수는 2003년을 정점으로 하여 감소하고 있는데, 2003년 418만명에서 2009년 347만으로 17% 감소하였다. 감소률도 매년 증가하여 2009년과 2008년 사이에는 -5%를 기록하였다. 반면에 교원수는 매년 2-3% 증가하였고, 그 결과 교원 1인당 학생수는 20명 이하로 개선되었다.

 

연도	학생수	교원수	교원1인당학생수	학교당학생수	학급당학생수
1990	4,868,520	136,800	35.59	768.51	41.42
1995	3,905,163	138,369	28.22	676.57	36.43
2000	4,019,991	140,000	28.71	763.24	35.75
2001	4,089,429	142,715	28.65	768.40	35.56
2002	4,138,366	147,497	28.06	768.64	34.92
2003	4,175,626	154,075	27.10	764.35	33.95
2004	4,116,195	157,407	26.15	742.86	32.86
2005	4,022,801	160,143	25.12	712.50	31.84
2006	3,925,043	163,645	23.99	684.64	30.87
2007	3,829,998	167,182	22.91	665.39	30.23
2008	3,672,207	172,190	21.33	631.72	29.16
2009	3,474,395	175,068	19.85	596.05	27.82

자료: 교육과학기술부·한국교육개발원(2009), 교육통계연보(2009)

 

저출산의 효과가 중학교에도 2008년부터 영향을 주고 있다. 중학교 교원수는 초등학교 교원수보다는 낮은 1-2%로 증가하고 있다. 고등학교 학생수에 대한 저출산의 효과는 2011년부터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고, 대학에는 2014년 경부터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연도	학생수	교원수	교원1인당학생수	학교당학생수	학급당학생수
1990	2,275,751	89,719	25.37	919.87	50.23
1995	2,481,848	99,931	24.84	925.03	48.17
2000	1,860,539	92,589	20.09	681.27	38.01
2001	1,831,152	93,385	19.61	661.07	37.28
2002	1,841,030	95,283	19.32	655.40	36.68
2003	1,854,641	99,717	18.60	650.75	34.79
2004	1,933,543	101,719	19.01	669.51	35.09
2005	2,010,704	103,835	19.36	685.08	35.30
2006	2,075,311	106,919	19.41	692.00	35.31
2007	2,063,159	107,986	19.11	680.46	35.00
2008	2,038,611	108,700	18.75	662.53	34.67
2009	2,006,972	109,075	18.40	646.16	34.37

자료: 교육과학기술부·한국교육개발원(2009), 교육통계연보(2009)

연도	학생수	교원수	교원1인당학생수	학교당학생수	학급당학생수
1990	1,473,155	58,074	25.37	1344.12	53.58
1995	1,246,427	56,411	22.10	1167.07	48.00
2000	1,324,482	63,374	20.90	1110.21	44.13
2001	1,259,975	64,504	19.53	1041.30	41.59
2002	1,220,146	74,398	16.40	973.00	34.74
2003	1,224,452	76,666	15.97	944.06	34.08
2004	1,232,010	77,835	15.83	911.92	33.85
2005	1,259,792	79,158	15.91	911.57	33.92
2006	1,281,508	81,183	15.79	891.79	33.69
2007	1,347,363	83,662	16.10	924.75	34.34
2008	1,419,486	86,500	16.41	950.76	35.15
2009	1,484,966	88,997	16.69	968.04	35.87

자료: 교육과학기술부·한국교육개발원(2009), 교육통계연보(2009)

연도	학생수	교원수	교원1인당학생수	학교당학생수	학급당학생수
1990	810,651	34,609	23.42	1381.01	51.51
1995	911,453	42,656	21.37	1196.13	47.89
2000	746,986	40,977	18.23	977.73	40.31
2001	651,198	39,810	16.36	857.97	36.45
2002	575,363	39,906	14.42	776.47	32.16
2003	542,077	39,163	13.84	738.52	31.03
2004	514,550	38,276	13.44	705.83	30.23
2005	503,104	37,253	13.51	705.62	29.98
2006	494,349	36,750	13.45	699.22	29.86
2007	494,011	36,549	13.52	703.72	30.08
2008	487,492	36,406	13.39	699.41	30.02
2009	480,826	36,077	13.33	695.84	29.83

자료: 교육과학기술부·한국교육개발원(2009), 교육통계연보(2009)

구 분	초등학교	중학교	일반계고	전문계고
서 울	20.6	18.8	17.3	12.5
부 산	18.9	18.4	16.9	12.8
대 구	20.5	20.3	17.2	14.8
인 천	23.3	21.5	16.6	13.7
광 주	22.3	21.6	17.8	15.9
대 전	20.7	19.7	17.1	13.7
울 산	20.9	20.4	18.3	14.6
경 기	22.6	19.5	17.3	14.8
강 원	16.2	16.3	13.9	11.8
충 북	18.6	17.7	17.5	14.4
충 남	17.1	16.2	15.3	12.9
전 북	17.3	16	14.8	11.3
전 남	15.4	14.3	14.1	10.9
경 북	16.5	15	15	12.9
경 남	19	18.1	16.3	13
제 주	19.3	19.2	17.3	14.3

자료: 교육과학기술부·한국교육개발원(2009), 교육통계연보(2009)

 

자원배분이 지역별로 잘 이루어지고 있는 가를 시도별 교원1인당 학생수를 통해 살펴보면, 지역별 격차가 아주 크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인천, 광주, 경기 지역의 교원 1인당 학생수가 높고, 상대적으로 발달이 낮은 전남, 경북, 강원 지역의 교원 1인당 학생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광역지역별 격차는 아주 큰 것으로 보이지 않으나, 실제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은 지역내 학교별 격차가 매우 크다는 점이다. 인구의 이동이 심하게 나타남에 따라 농촌지역에 과소 학교가 존재하는데, 이러한 과소 학교는 교육적인 효율성과 효과성이 낮을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서는 3절에서 자세히 논의할 것이다.

 

(2) 재정 배분 추이

 

우리나라 초중등교육 재정은 매우 중앙집권적인 형태로 마련되고 있다. 중앙정부가 내국세의 일정 비율(현재는 20%)을 초중등교육에 배정하고, 이를 교육청 단위로 다시 배분하여 학교에 전달이 되는 체제이다. 이러한 중앙집권적인 체제는 경제사회 발전 초기 수요가 다양하지 않고 대량생산을 위한 표준화된 인력이 사회적으로 필요할 때 적합할 수 있다. 대량생산에서, 지식기반사회로, 그리고 창의와 감성기반 사회로 이전함에 따라 표준화된 중앙집권식 교육체제는 사회에 대한 부합도가 낮아지게 된다.

 

분권화와 다양화의 필요성은 초등,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로 올라감에 따라 더욱 커지게 된다. 이는 교육 단계가 올라감에 따라 교육 수요의 다양성이 커짐에도 기인하기도 하지만 교육으로부터의 외부성의 크기가 교육단계가 올라감에 따라 적어지게 됨에 기인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교육관련 예산은 내국세의 일정 비율로 정해져 있어, 경기 변동의 영향을 받아 경기침체기에는 내국세가 덜 걷히기 때문에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2009년의 경우 경기침체로 인해 교육관련 예산이 감소하여 이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내국세의 일정 비율로 정해져 있는 형태는 재원을 재정당국의 재량으로부터 독립하여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경기변동에 따라 재정수입이 불안정해지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장치로 지방교육채권의 발행이 사용되고 있어 어느 정도 재원의 안정성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도	중앙정부 예산	교육과학기술부 예산	비율
1990	22,689,433	5,062,431	22.3
1995	54,845,022	12,495,810	22.8
2000	118,919,976	19,172,028	16.1
2001	124,461,641	20,034,365	16.1
2002	136,618,129	22,278,358	16.3
2003	142,939,927	24,404,401	17.1
2004	146,872,596	26,399,680	18.0
2005	160,145,363	27,982,002	17.5
2006	165,884,723	29,127,258	17.6
2007	173,039,225	31,044,748	17.9
2008	183,515,764	35,897,425	19.6
2009	214,563,409	38,696,405	18.0

자료: 교육과학기술부·한국교육개발원(2009), 교육통계연보(2009)

구분	초중등			고등교육			전체 교육단계
	공공재원	민간재원	계	공공재원	민간재원	계	공공재원	민간재원	계
한국	3.4	0.9	4.3	0.6	1.9	2.5	4.5	2.9	7.3
호주	3.3	0.7	4.0	0.8	0.8	1.6	4.1	1.6	5.7
오스트리아	3.5	0.2	3.7	1.2	0.1	1.3	5.2	0.4	5.5
프랑스	3.7	0.2	3.9	1.1	0.2	1.3	5.5	0.4	5.9
독일	2.7	0.4	3.1	0.9	0.2	1.1	4.1	0.7	4.8
이탈리아	3.4	0.1	3.5	0.7	0.2	0.9	4.6	0.3	4.9
일본3)	2.6	0.3	2.8	0.5	1.0	1.5	3.3	1.7	5.0
스위스	3.7	0.5	4.2	1.4	m	m	5.4	m	m
영국	3.9	0.3	4.3	0.9	0.4	1.3	5.2	0.7	5.9
미국	3.7	0.3	4.0	1.0	1.9	2.9	5.0	2.4	7.4
OECD 평균	3.4	0.3	3.8	1.0	0.5	1.5	4.9	0.8	5.8

주 : 1) 국제적 재원의 교육기관에 대한 직접 지출과 더불어 교육기관에 납부할 가구에 대한 공공보조금도 포함.

2) 교육기관에 납부한 공공보조금을 제외한 순 민간재원임.

3) 일부 교육단계가 다른 단계에 포함되어 있음.

자료 : OECD(2009), Education at a Glance : OECD indicators.

 

교육단계별로 정부의 재정배분을 살펴보면, 이미 여러 보고서에서 지적되어 있는 바와 같이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이 매우 낮은 경향이 있다. 초중등교육의 경우에는 공공재원이 GDP 대비의 3.4%로 OECD 평균과 동일하나 고등교육의 경우에는 공공재원이 0.6%로 OECD 평균인 1.0%에 비해 60%에 불과하다. 이러한 특성은 우리나라 고등교육에 있어서 사립의 비중이 매우 높음에 기인하는 측면이 있는 것이나, 정부의 학자금 지원과 개별 연구자와 집단연구에 대한 연구개발비 지원을 중심으로 하여 고등교육 재정 증대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3) 교육에 대한 낮은 만족도

 

우리나라 초중등교육에 있어 낮은 경쟁력으로 정규교육에 대한 만족도가 낮고, 사교육과 해외 유학이 팽창하고 있다. 국내 대학교육 경쟁력은 매우 낮은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IMD의 2009년 대학교육경쟁력 비교에서 한국은 조사대상 57개국 중 51위로 최하위 수준을 나타냈다. 국제 성취도 평가에서 한국의 성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이러한 성과는 공교육이 아닌 사교육에 힘입은 바가 크며 최근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낮은 교육 경쟁력과 높은 비용부담으로 학생과 학부모의 정규 교육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낮은 수준이다. 낮은 만족도로 학생과 학부모들은 공교육 대신 사교육과 유학을 선택하고 있다. 사교육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조원을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사교육비 부담이 사회․경제적 문제로 까지 비화하고 있으며, 해외 유학 팽창으로 유학 수지는 만성적인 적자를 보이고 있다.

 

구 분	1994	1996	1998	2000	2002	2004	2006	2008
수 입(A)	23.1	24.3	42.8	23.0	16.9	15.9	28.0	60.5
지 급(B)	944.6	1,128.0	829.7	957.9	1,426.6	2,493.8	4,514.6	4,483.6
비교(B/A)	40.9	46.4	19.4	41.6	84.4	156.8	161.2	74.1

자료: 한국은행

 

김양분 외(2005)의 “2005 교육 수요자 만족도 조사 연구“에 따르면 5점 만점 척도에서 3점을 조금 넘는 수준의 만족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5점 매우 만족, 4점 만족, 3점 보통, 2점 불만족, 1점 매우 불만족). 수요자 만족도의 영역별 비교를 위한 표에서, 여섯 개 영역 가운데 평생․직업교육 지원이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으며 그 다음이 유아․특수교육 지원, 공교육 내실화 영역, 교원의 순으로 보통 수준 이상의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교육 행․재정 영역과 교육 과정 영역은 보통 미만의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자료: 김양분 외(2005)

 

(4) 소득분배 악화와 교육의 이동성 제고 효과 약화

 

우리나라의 소득분배는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악화되고 있다. 이러한 소득분배 악화는 국제화, 정보화, 숙련편향 기술발전,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불공정 거래 등 여러 요인에 기인하는 것이다. 분배구조를 나타내 주는 대표적인 지수로 사용되는 지니계수와 상대적 빈곤율의 추이를 살펴보면 외환위기 후 급속히 악화된 후 잠시 회복한 후 2004년부터 1990년대초반부터 관찰되는 악화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니계수는 0.27에서 0.32로 증가하고 상대빈곤율(중위소득 50%이하 가구의 비중)은 7%대에서 14%대로 증가하였다.

 

또한 이동성도 악화되고 있다. 공교육에 대한 낮은 만족으로 인해 사교육이 과도하게 팽창하고 이로 인해 사회 이동성 저하라는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사교육에로의 접근성이 부모의 경제수준에 의존하기 때문에 (가계의 소득-사교육 접근성-대입성과-노동성과-자녀의 소득)의 바람직하지 못한 부의 세습 고리가 작동하고 있다. 이러한 빈곤의 악순환과 부의 세습은 계층을 계급으로 고착시키게 되어 사회통합을 저해하게 된다.

 

(5) 수요 대응성 미흡

 

우리나라의 교육체제는 공급자 중심으로 되어 있어,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바와 사회적인 수요(노동수요)가 원하는 바가 잘 반영이 되지 못하고 있다. 중앙집권적인 체제 하에서 형성되고 고착된 이해관계로 인해 공급자 중심의 체제가 수요자 중심의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정치경제학적인 어려움을 또한 가지고 있다.

 

3. 학교 교육 효율성 개선 방향

 

교육에 있어서의 정부의 역할은 경제사회 발전에 따라 달라진다. 경제사회 발전 초기단계에 있어서는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지 못하고 필요한 인력도 상당히 표준화되어 있기 때문에 자원배분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으나, 경제사회 발전이 이루어진 이후에는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고 필요한 인력도 다양해 지고 교육에 대한 수요도 다양해 지기 때문에 정부의 역할은 적극적 개입이 아닌 시장의 규칙을 정하는 시장친화적 개입의 성격으로 옮겨가게 된다. 물론, 이미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초중등교육에 있어서 정부의 개입 필요성은 사회경제 발전이 이루어진 이후에도 상당 부분 유지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가 사회적 인력 수요 변화(60년대 경공업, 70-80년대 중공업, 90년대와 2000년대 지식기반산업, 2010년대 이후 창의와 감성기반 산업)에 적절히 대응하면서 각 교육단계를 확대시켜온 것으로 보인다. 전후 혼란상태에서도 1959년 초등학교 의무교육화를 달성하였으며, 1968년 ‘중학교 무시험입학 정책’을 마련하여 중학교 진학제도를 추첨배정제로 전환하였고, 1974년 고등학교 또한 추첨으로 배정하는 ‘고등학교 평준화 정책’을 서울과 부산으로부터 시작하였다. 고등교육의 양적 확대는 1980년대초반 졸업정원제 실시, 1995년 대학 설립 준칙주의 도입을 통해 이루어져 왔다.

 

우리나라의 1990년대까지 초중등교육에 대한 선행투자는 우리나라의 발전을 이끄는 동력이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990년대중반부터 나타나고 있는 고등교육에 대한 선행투자는 고등교육에 대한 과잉투자로 우리나라의 경제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들이 있다. 현재 고등교육에 있어서 낮은 경쟁력, 사회적 수요 대응성 미흡, 교육기회 형평성 보장 미흡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러한 고등교육 문제들이 경제사회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까지 작동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교육제도가 올바른 방향으로 다시 한번 개선되어야 한다.

 

이러한 교육단계별로 확대되고 정부가 개입하는데 있어서도 교육단계가 올라갈수록 외부성이 감소하는 특성에 적절히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사립에 재학중인 학생수의 비중은 초등교육에 있어서 1% 정도에, 중학교에서는 18%, 고등학교에서는 45% 정도, 대학교에서는 78% 정도를 보이고 있다. 교육단계가 올라갈수록 사립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학교의 경우 사립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교육이 국가 경쟁력과 국민 희망의 원천이 되기 위해서는 앞에서 논의한 세가지 효율성 조건들을 충족하는 형태로 개선되어야 한다. 투입대비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서, 그리고 인력과 재정의 배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동태적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서 배분의 개선과 제도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교육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원칙에 충실하면서, 동시에 교육기회 형평성이 보장되고 사회의 건전한 구성원이 양성될 수 있는 교육체제를 정립시켜야 한다. 교육기회 형평성 보장은 교육이 계층이동을 위한 사다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하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원칙이 교육에 있어서 가지는 의미는 ‘자율과 책무’와 ‘선택과 경쟁’이다. 여기에서는 교육 정책의 원칙과 개선방향을 6 가지로 정리하였다.

 

(1) 선택과 경쟁의 원칙 - 정태적 효율성, 동태적 효율성, 효과성 개선

 

사회․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것이 다양해지고, 사회적으로 필요로 하는 교육의 내용도 보편적인 기초 교육에서 창의를 포함한 다양하고 심화된 교육으로 변화하게 된다. 사회․경제 발전 이후에도 획일적인 교육이 제공되게 된다면 학생과 학부모들은 공교육에 만족하지 못하고 사교육 또는 유학을 대신 선택하는 일이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사회․경제의 발전에 따라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선택권이 일정 정도 존중되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진다. 사회의 건전한 구성원으로 교육시킨다는 사회화라는 교육의 기능을 고려한다면 학교와 교과목의 선택권이 완전하게 주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전체 학교의 1/5 정도만을 학교선택권(학생선발권)을 가진 학교로 전환시키고 교과목에 있어서 중학교 단계까지는 국민 기초소양을 필수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러한 선택과 경쟁의 원칙은 배분의 정태적 효율성과 동태적 효율성을 위해서 필요한 요소이나, 교육이 목표로 하고 있는 사회 통합을 위해서 일정 정도 제약된 형태를 띠는 것이 바람직하다. 선택과 경쟁은 외부성이 낮은 곳에 강하게 작동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에 초등-중등-대학으로 순으로 교육단계가 높아질수록 이러한 원칙이 더 강하게 적용되는 것이 필요하다.

 

고등학교 단계에 있어서 선택과 경쟁이 도입되고 있다. 다양한 교육 수요에 대응하여 기숙형고, 마이스터고, 자율형 사립고, 자율형 공립고 등 다양한 고교를 육성함으로써 다양한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를 만족시키려는 노력이 진행중이다. 일반계 고등학교에서도 ‘선지원 후추첨’제도를 확대하여 학교에 대한 선호가 표출되고 학교들이 선택을 받기 위한 경쟁이 유도되고 있다. 또한, 교육과정 편성의 자율성을 대폭 확대하여 특색 있는 교육과정 운영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으며, 학생들 안에 내재된 창의성을 끄집어내고 아울러 바른 인성을 갖출 수 있도록 창의․인성교육을 강화하려는 정책적 노력이 경주되고 있다(교육과학기술부, 2010).

 

대학 단계에서 선택과 경쟁의 원칙은 더욱 중요하다. 학생들이 원하는 대학을 선택하고, 이러한 학생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대학들이 경쟁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선진국의 우수 대학들을 살펴보면, 대학들이 우수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서 경쟁할 뿐 아니라 우수 교원을 유치하기 위해서 경쟁을 하고 있다.

 

정부는 선택과 경쟁을 강화하기 위해서 재정지원 방식을 대학이나 사업 단위가 아닌 개인단위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생이나 연구자/집단연구에게 재정을 지원하는 경우 성과가 보다 명확하게 측정될 수 있으며, 성과 유인도 보다 강하게 작동할 수 있다. 학생에 대한 지원의 경우 저소득층에 보다 재정지원을 집중하여 형평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장점도 지니고 있다.

 

외국과의 경쟁과 협력도 좋은 학교와 좋은 교사가 되려는 노력을 유도할 것이다. 이러한 대외 부문과의 경쟁과 협력을 보다 강화할 수 있도록 정부는 규제를 완화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과감하게 재정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해외 교육기관 유치와 관련하여 현재 전체적인 큰 전략이 부재한 상태로 파편적인 정책들이 시행되고 있다. 해외 성공사례를 벤치마크하여 체계적인 전략을 마련하여야 한다(이영․한유경․유현숙, 2009). 규제 합리화, 과감한 재정지원, 자국대학과 해외 우수대학간의 공동사업 형태를 통해 성공적으로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시킨 싱가포르 사례를 벤치마크할 필요가 있다.

 

첫째로, 프로그램 형태는 해외대학 독자 분교 형태가 아닌 공동 프로그램 운영 형태가 바람직하다. 둘째로, 해외 우수 비영리 기관 유치를 위해 초기 시설에 과감한 재정지원이 필요하다. 셋째로, 영리법인에 대해서는 규제완화를 넘어 지원을 해야 할 필요가 없으며, 과세, 정보공시, 소비자 보호 등의 정당한 의무를 부여해야 한다. 넷째로, 보다 과감하게 과실송금과 영리법인을 허용하는 것도 검토되어야 한다.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해외 유학생들이 최근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교과과정의 국제화, 국내 정주 여건의 개선을 통해 해외 유학생 유치를 증대시키고 안정화시켜야 한다. 우리나라 고등교육은 교원, 시설, 교과과정 등에 있어서 주변국가보다 오히려 경쟁력이 높아 보인다. 고등교육을 하나의 산업으로, 그리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생각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2) 자율과 책무의 원칙 - 동태적 효율성, 정태적 효율성, 효과성 개선

 

개인과 기관의 능력이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개인과 기관의 자율과 책무가 보다 강화되어야 한다. 이러한 자율과 책무의 원칙은 교육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서 그리고 동태적 효율성을 위해서 필요한 원칙이다.

 

초중등교육에 있어서 학교의 자율과 책무성을 강화하기 위해 학교의 자율성을 높이고, 교장의 실질적인 권한과 책임을 높이고, 교원의 성과 유인과 책무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현재는 전문 교원으로서의 경로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였는데, 수석교사제와 안식년 제도 등을 통해 전문 교원 경로가 마련되어야 한다.

학교현장에 자율성이 확대되면서 평가의 중요성도 더해지고 있다.

 

그 중 가장 기본적인 것은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정확히 평가하고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에 대하여 지원하는 것이다. 이미 지난 2009년 학업성취도평가 결과에서 확인했듯이 학업성취도평가와 그에 따른 학력향상중점학교 지원, 기초학력 미달학생들에 대한 맞춤형 지원은 학교 간 학력격차를 해소하고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교원능력평가도 자리 잡아 교원들이 보다 수업에 열정을 쏟을 수 있도록 유인이 제공되어야 한다. 교원능력개발평가는 교원들이 동료교원, 학생, 학부모들로부터 평가받는 것으로 보다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부족한 면을 보완하게 함으로써 교원들의 전문성 향상에 기여할 것이다. 이러한 평가의 시행과 더불어 교육내용 및 결과와 학교 운영에 대한 정보의 투명한 공개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학부모의 학교 참여도 내실화되도록 함으로서 교육의 질을 높여나가는 견인차가 되도록 할 것이다(교육과학기술부, 2010).

 

대학에 있어서 자율과 책무를 더욱 강화하여야 한다. 학생선발, 교원, 교과과정, 재정, 행정 등에 있어서의 대학의 자율성을 더욱 신장시켜야 한다. 2010년부터 입학사정관 제도가 크게 확대되고 있는데, 입학사정관 제도가 대학의 자율성을 신장시킴과 동시에 단순히 암기하는 것을 넘어 생각하고 분석하는 능력을 지니고 노력하는 학생들을 선발해 낼 수 있는 기제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3) 초중등교육에 있어서 교육기회 형평성 제고 - 효과성 제고

 

초중등교육에 있어서의 교육기회 형평성이 보다 제고되는 방향으로 정책이 수립되어 실행되어야 한다. 이미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으로 되어 있고, 고등학교 단계에서도 기초생활보장대상 가계 자녀의 경우 급여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추가적으로 어떠한 정책이 필요한가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다.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과는 달리, 초중등교육에 있어서 실질적인 기회형평성이 훼손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저소득가계의 자녀들이 보다 양질의 교육을 받도록 하기 위해서는 먼저 공교육이 정상화되어야 한다. 학교에서 받는 교육을 통해 학력, 인성, 창의를 균형적으로 얻을 수 있도록 공교육이 내실화되어야 한다. 이러한 정책과 함께 저소득가계 자녀들이 학교생활에 보다 잘 적응하고 방과후에도 돌봄과 학습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인 배려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보다 활성화하고 자유수강권 지원을 금액과 대상에 있어서 확대하고 지역아동센터들도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4) 고등교육에 있어서 기회형평성 보장 - 효과성 제고

 

고등교육에 있어서의 기회형평성 보장의 필요성은 신용제약 문제로부터 출발한다. 이미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교육에 대한 투자는 장기적이고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시장에서 필요한 투자재원을 적합한 비용으로 조달하기 어렵다. 이러한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 정부가 학자금 대출에 적극 개입할 필요성이 있다. 이러한 신용제약 문제에 덧붙여 소득재분배적인 관점에서 정부가 저소득층에 대해서 장학금을 주어야할 필요성도 크다.

 

‘든든 학자금’이라고 불리우는 취업후 상환 학자금 대출제도는 2010년도에 전격적으로 도입된 제도이다. ‘든든 학자금’은 대학생에게 등록금 실소요액 전액과 생활비를 대출해주고, 취업한 이후 상환기준 소득 이상 소득발생시점부터 대출원리금을 분할하여 상환하는 제도이다. 이러한 취업후 상환 학자금 대출제도는 고등교육에서의 교육기회 형평성을 보장하면서 동시에 기존 대출제도 하에서 양산된 신용유의자 문제를 해결하고 소득을 안정화시켜주기 위한 것이다.

 

소득연동 학자금은 진보적인 시민단체와 야당이 도입을 주장해 왔던 제도로 필요한 재정 규모가 매우 커 지난 정부에서도 도입하지 못하였던 정책이었다. 야당이 주창하였던 정책이라도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사회통합에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하여 과감하게 도입되었다.

 

(5) 사교육비 절감 - 효과성 제고, 정태적 효율성 제고

 

우리나라에서 사교육비 문제는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사교육비로 인해 가계경제가 어려워지고, 교육기회 형평성이 훼손되고 있다. 사교육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물론 공교육을 내실화하여 사교육의 필요성을 없애는 것이다. 공교육의 내실화를 위해서는 교원들에게 열정을 가지고 가르칠 수 있는 유인을 제공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미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수석교사제, 안식년제 등을 통해 전문 교원으로서 발전할 수 있는 경로가 마련되고, 공정하게 자신의 강의에 대해서 평가를 받는 교원능력평가가 자리 잡아야 한다.

 

공교육의 경쟁력이 높아지면 사교육의 필요성이 점차 완화되겠지만, 방과 후 학교, EBS 수능강의 등 대체서비스를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방과후 학교는 사교육을 대체하고 있는 효과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방과후 학교가 사교육을 단순 대체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지만, 방과후 학교 안에서 특기적성 교육과 주요 과목의 심화 학습이 이루어지는 것은 단순한 사교육을 대체하는 것을 넘어 저소득층의 학습권을 강화하는 형평성 제고 효과를 가진 것이다.

 

(6) 적정 학교 규모를 통한 효율성 제고 - 정태적 효율성 제고

 

학교 규모가 지나치게 과소할 경우 규모의 경제를 누리지 못하여 비용은 많이 들어가고 교육의 효과성은 낮아지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구구조와 지역별 인구분포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과소한 학교가 다수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교들을 통합하는 것이 필요하다. 통합에는 몇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첫째로, 학생들의 통학이 불편해 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버스의 전면적인 보급이 필요하다.

 

둘째로, 교원과 교장의 재배치가 필요하다. 교장선생님의 자리가 사라지는 것에 대해서 드러나지는 않지만 강한 반대가 존재한다. 이를 극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로, 지역 주민의 반대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 지역 주민들은 자신이 다니던 학교가 사라지게 되기 때문에 이를 반대한다. 학교가 통합되더라도 그 역사가 남을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사용하지 않게 되는 학교 시설을 지역주민을 위한 시설로 재구조화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7) 대학의 질보장체제와 구조조정 촉진 - 정태적 효율성, 동태적 효율성, 효과성 제고

 

정보공시, 자체평가, 외부평가, 그리고 이에 연계된 재정지원이라는 4가지 정책 수단을 통해 대학의 질보장체제를 구축하려는 노력이 2008년부터 경주되고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시장친화적이면서 동시에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포함하고 있는데, 이는 교육의 효과성을 높이면서 배분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동태적 효율성도 개선할 수 있는 정책이 된다.

 

접근용이한 형태로 대학의 여건과 성과에 대한 정보를 공시하여 올바른 선택을 유도하고, 대학 스스로 자신의 여건과 장단점을 분석하여 향후 발전방향을 모색하도록 유도하고, 외부 평가기관에 의한 객관적이고 신뢰성 높은 인증과 평가를 통해 대학의 경쟁력을 제고시키려는 노력이 진행중이다. 정부의 재정지원도 시장친화적인 학생과 연구자에 대한 지원을 대폭적으로 증대시키고 있으며, 교육역량강화사업과 같은 보다 대학의 자율성과 책무성을 높이는 방식의 재정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대학들의 경쟁력이 제고되기 위해서는 대학의 구조조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대학은 과잉공급되어 있는데, 이는 1995년 설립준칙주의 도입이후 대학 설립이 자유로워져 너무나 많은 대학이 생겨났으나 부실한 대학들의 퇴출할 유인과 기제가 마련되어 있지 못하여 과잉 공급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저출산으로 인해 2020년 까지 대학생수가 20% 정도가 줄어들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대학의 과잉공급 문제는 더욱 악화될 것이다.

 

정부가 사립대학의 퇴출을 강요할 수는 없지만 유도할 수 있는 몇 가지 방안들이 있다(이영, 2010B). 첫째로, 정부가 부실대학을 판별하고 이들 대학에 컨설팅을 제공하는 일이다. 현재 교육과학기술부의 대학선진화위원회가 이러한 일을 담당하고 있다. 판별된 부실대학의 명단을 공개하면 구조조정이 직접적으로 유도될 것이지만, 명단 공개는 과잉금지의 원칙에 어긋나 위헌 소지가 있어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

 

 둘째로, 정부의 대학에 대한 재정지원을 통해 대학 구조조정 유도할 수 있다. 2010년 1학기부터 시작된 ‘취업후 상환 학자금 대출제도’에서 교육 여건과 성과가 낮고 대출금 상환실적이 부실한 대학들을 판정하여 이들 대학에 대해서 대출조건을 다르게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출조건을 아주 차별적으로 할 필요는 크지 않다. 이러한 대학들이 식별되고 명단이 학교 선택 이전에 학생들에게 공개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셋째로, 현재 구축되고 있는 인증제도를 활용하여 대학의 구조조정을 유도하여야 한다. 인증제도란 대학들이 최소한의 교육 여건과 성과를 보이고 있음을 확인해 주는 것이다. 현재의 미충원율과 향후 대학 재학생의 감소를 감안한다면 대학의 10-20% 정도가 불인증되어 구조조정의 압력을 받기를 기대한다. 불인증이 대학의 입장에서 보면 퇴출하라는 판정으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에, 인증 담당 기관들은 불인증 판정에 대해서 매우 큰 부담을 가지고 있다. 대학선진화위원회를 통한 구조조정 유도, 학자금 대출제도를 통한 구조조정 유도와 유기적으로 연계시켜, 부실한 대학들에 대해 불인증 판정이 실제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참고문헌 

 

교육과학기술부(이주호 차관 발표), 교육개혁의 방향과 과제. 2010.3.

교육과학기술부, 고등교육 재정확충 10개년 기본계획. 2010.8.

김태종․이영, 교육열의 경제적 가치 추정을 위한 실증연구. 교육혁신위원회. 2006.

우천식․이영, 교육예산의 발전방향 및 정책개선과제. 고영선 편 재정지출의 생산성 제고를 위한 연구, 한국개발연구원, 2004.

이삼호․김주섭․김태종․나정․서문희․이영. 인구 고령화와 교육․인력개발. 한국개발연구원. 2005년 12월.

이영. 『한국의 발전전략: 인적자본의 효율화』경제․인문사회연구회. 2010.1.

최상덕 2010. 한국 교육정책의 변화 발전.

 

 

<토론 요지> 교육의 효율성 평가 문제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경제교육연구소 소장

 

 

교육의 효율성에 대해 도외시해온 것이 사실, 측정 가능성이라는 면에 주목하면 적절한 평가 기준도 만들 수 있을 것임. 교육의 최종 수요자는 피교육자 본인과 산업계 혹은 국가 전체로서의 사회 및 경제.

산업계가 필요한 인재상과 교육이 길러내는 결과물의 비교 평가는 가능. 그동안 평가를 기피해왔던 것은 교육의 목적을 애매모호하게 만들어 놓은 데서 비롯된 것. 소위 전인 교육은 평가대상으로서의 교육의 목표는 아님.

 

평가 불가능한 목표를 세워놓고 이를 이유로 평가를 거부하는 상황.

낮은 취업률은 어디서 오는지, 기업들의 높은 재교육 비용의 원인은 무엇인지에 대한 적절한 답을 내놓아야함. 교육계는 ‘인간을 만드는 것이 교육’이라는 유교적 세계관을 유지. 소위 개천 용 시비까지 등장하는 상황.

 

그러나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용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에게 산업사회를 살아가는 적절한 능력을 길러주는 문제. 용을 기르는 것이 교육의 목표가 아님.

보통 교육은 사회 지도자를 길러 내는 것이 아님. 그러나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유교적 세계관에 입각하여 교양계급 즉, 유교형 지도자를 상정하고 교육을 설계. 마치 유교가 지배하던 시절의 선비 계급을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과 유사. 대중 교육의 기본 목적은 산업 시대에 독립해서 스스로 살아가는 능력을 길러 주는 것이어야 마땅.

 

인재 교육이지 국가의 동량이나 지도자를 길러 내는 것이 아님.

민주 사회를 살아가는 능력 있고 독립적인 생활인을 길러낸다는 기준을 세우면 평가도 가능

대부분 지식사회나 교육전문가를 자처하는 인물일수록 교양인을 교육의 목표로 봄. 바로 그 때문에 무책임하게도 청년 실업자가 양산되고 교육에 대한 평가도 불가능.

대기업들은 종업원 재교육에 2년 가까운 기간 동안 급여 외에 6천 만 원씩 지출.

거대한 교육비가 사회 어디에선가 지출되고 있는 것이 현실. 이게 교육의 효율성 척도이다.

 

영어 공인성적이나 기타 스펙을 쌓는 것은 거의가 사교육에 의존. 이 투자분은 더구나 교육관련 비용 계산에서 제외. 거대한 비효율 구조가 있음. 실제로 산업계는 거대한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것이 현실. 미래 산업 분야에서는 더욱 심각.

 

<발제문의 대책들에 대한 평가>

 

1.학교 선택권 문제

 

발제문은 자율고, 선지원제도 등을 대안으로 보고 있다. 평준화 틀 내에서의 대안이다.

그러나 이 때 선택권의 기준은 무엇인가. 선택의 기준은 대학 진학률이다.

 

그러나 이 제도들은 종종 위선적일 가능성이 높다. 자율고 등에서 극히 우수한 학생들을 다양하게 뽑는다는 것도 기본 제도를 평준화로 상정한 바탕 위에서,다시 말해 대부분 평범한 학생들의 희생 위에서 가능한 것이다. 정책의 허점을 파고드는 눈치 빠른 부모들의 선택권이지 보편적 학생과 일반원리로서의 교육제도가 선택권을 허용하는 것이 아님.

 

외고 제도를 곧이곧대로 믿는 학부형은 바보가 되는 제도이다.

자녀를 외고에 보낸 사람들은 외국어 전문 인력을 기른다는 슬로건이나 정부 정책을 불신했기 때문이다. 이런 위선적이며 불신을 조장하는 제도를 보편적 선택권의 확대라고 볼 수 없다. 진정한 선택권이 되려면 평준화를 폐지하거나 수준별 학습이 완전한 형태로 제도화되어야 한다.

 

2.평가 문제

 

학부형의 평가는 학생의 평가에 동조 내지는 수렴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중복이라고 본다.

학교 당국의 평가가 핵심이며 기본이다. 학교행정권이 미약하다보니 편법으로 학부형을 동원한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학부형 평가는 당연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부분 학부형들은 생업 등을 이유로 ‘특정 교사에 대해 구체적 관심’을 가지는 것이 불가능하다. 어떤 제도든지 설계될 때는 최선의 조건을 가정하고 만들어 지지만 현실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평가도 학부형 평가도 그런 경우일 가능성이 크다.

 

3. 방과 후 프로그램

 

방과 후 프로그램은 특기적성 외에는 반대한다. 사교육을 학교 내로 끌어들이는 것 밖에 안 되고 심화 교과과정을 방과 후에 편성하면 학교 내 교사는 말 그대로 행정 관료화한다. 지금도 사교육 시장은 공교육시장의 식민지다. 교사는 식민지 총독 역할을 하고 사교육 강사들이 학교내 교사들을 상전 모시듯 한다. 부조리가 만연한다. 강의료의 30%까지 뇌물로 주어야 하는 학교도 있다고 듣고 있다.

 

정확하게 평가하고 학교내 학습은 교사가 해야 한다. 교과 프로그램을 학원 강사가 학교에 들어와서 한다는 것은 원리상 맞지 않다. 학교 교사는 뭐하나.

 

4. 학자금 대출 문제

 

대학등록금 상한제는 반대한다. 학자금 대출이 대학 당국의 도덕적 해이를 불러온다는 이유 때문에 상한제가 도입되었다. 그러나 상한제는 우수대학 학생들에게 하위 대학생들이 보조금을 주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 등록금은 취업 후 연봉 수준에 수렴되어 차등화되어야 한다. 그래야 상환능력과 대출액의 관련성이 보장된다.

 

일견 평등 장치처럼 보이는 제도가 오히려 불평등을 조장한다.취업 후 연봉이 낮은 것으로 추정되는 학교 학생에 대해서는 대출금도 낮아야 한다. 취업률도 마찬가지다.

 

* 교육에 있어서의 평등이란: 수학능력에 의한 구분이 평등이다. 교육은 이미 생산된 것에 대한 평등 분배의 문제가 아니다. 교육은 피교육자의 고도의 자발성에 의존해 있기 때문에 능력에 의한 평등을 그 본질로 하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