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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안병직 선생에게 ‘G20과 세계화의 길'을 묻다 인쇄하기
이름 :  관리자
2010-11-08 11:37:40  |  조회 3414

인터뷰:안병직 선생에게 세계화의 길을 묻다

'G20과 세계화의 길'


 

안종범 교수


이렇게 찾아뵈어 영광입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의 자본주의에 대해서 반성하는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자본주의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습니까? 좌파진영에서는 신자유주의 몰락 나아가 자본주의의 위기라고도 표현하기도 하는데요. 지금의 자본주의는 전면적인 수정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까?



안병직 이사장


글로벌 경제위기의 원인에 대해 먼저 이야기 하자면, 직접적인 계기는 미국의 불량 주택금융이 문제가 되어 금융위기가 세계적으로 확산되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안정적인 금융시장의 운용을 위한 인프라가 마련되기 전에 새로운 금융기법이 폭주한 면도 있었다고 합니다. 제가 보기로는 각 부문별로 세계화가 상당히 진행 되었고, 금융의 세계화도 많이 진전되었습니다. 한 나라의 금융위기가 민감하게 세계적으로 파급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게 된 것이지요. 기본적으로 금융의 세계화에 의해서 세계적 경제위기가 발생한 것입니다. 그런데 국내적 및 국제적 금융산업의 심화에 대응할만한 금융제도의 발달이 여전히 미진합니다. 금융제도가 금융산업의 심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지요. 이것이 현재 전 세계적인 경제개혁의 과제입니다. 자본주의에 수정이 가해진다면, 그것은 아마도 제도적 심화로 나타날 것입니다.



안종범 교수


그렇다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세계화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까?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과 이후에 세계화의 진행에 어떤 변화가 발생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세계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한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안병직 이사장


앞으로 세계경제의 심화는 더욱 진전이 될 것입니다. 20세기 중엽까지 경제의 세계화를 이끌고 가던 것은 기본적으로 상품교역이었습니다. 1960년대에 들어와 다국적 기업이 출현하면서 생산요소가 이동을 하기 시작 합니다. 거기에 따라서 상품거래와 유관하거나 무관한 금융의 국제화도 많이 발전하고, 실물거래와 금융거래의 양면에서 세계경제의 심화가 진전되는 양상입니다. 이런 경제의 세계화는 멈출 수 없는 상황입니다. 왜냐하면, 자본주의의 문명화작용이 거세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자본주의문명에서 소외되었던 저개발국가들이 자본주의의 혜택을 누리기 위하여 점점 자본주의사회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196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자본주의권에서 생활하던 인구는 채 10억에 미치지 못했는데, 이제는 자본주의권에서 생활하는 인구가 40억에 육박해 가는 상황이 아닙니까? 그러니까 글로벌화의 심화는 막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글로벌화의 진전은 그 안정적인 전개를 위한 제도적 인프라의 구축을 요구할 것입니다. 글로벌화에 저항하는 사람들은 이미 자본주의의 혜택을 누리는 극소수의 사람들이 아닐까요?



안종범 교수

 

자본주의가 위기 이후에도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이야기 하셨습니다. 더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안병직 이사장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세계자본주의가 더 심화되고 있는데, 현재로서는 자본주의를 대체할 만한 시스템이 없습니다. 프렌시스 후쿠야마의 '역사의 종언'은 읽어보지 않아서 무엇을 말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예전에는 인간의 역사가 종축 즉 시간축에 따라 발전 했지만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횡축 즉 공간축에 때라 발전한다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아무리 문명국가 이전의 단계에 있는 국가이라 해도, 원시, 고대, 중세 및 근대의 여러 단계를 거치지 않고 선진국과의 적절한 협력과 원조의 관계가 있기만 하면 현대로 바로 진입하게 될 것입니다. 세계화에 따라 이제 발전은 횡축에 따라 진전되기 때문에 역사의 종언이라는 개념이 성립 가능 한 것입니다. 결국 자본주의의 세계화를 통해 각 국가들은 역사의 동시대에 살게 된 것입니다.



안종범 교수


그 외에도 역사의 종언에서 제시된 것처럼 자본주의가 끝이다 혹은 아니다 라는 논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안병직 이사장


경제학적 차원에서 이야기 하면, 경제라는 것은 삼중구조입니다. 하나는 비 시장 부문, 예를 들면 가족간의 경제적 거래 같이 시장거래에 의존하지 않는 부문이 있습니다. 두 번째 상품경제 부문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일반시장에서 재화를 사고파는 영역입니다. 그 다음은 자본주의부문이 있습니다. 자본주의부문이란 복잡한 제도적 인프라위에서 움직이는 경제부문입니다. 만약 자본주의를 이렇게 개념 규정 한다면, 시장경제가 없어지지 않는 한 자본주의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안종범 교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제 공조체계의 중요성이 한층 더 커졌습니다. 특히 G20 국가들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공조가 계속 유지 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공조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안병직 이사장

 

현재의 글로벌화는 세 가지 방향으로 진전된다고 보고 있지 않습니까? 지방화(로컬리즘), 지역화(리죤날리즘) 및 글로벌리즘이 바로 그것입니다. 국민국가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약해지면서 EU와 NAFTA같은 지역공동체나 UN을 비롯한 G7이나 G20과 같은 국제공조기구들이 발달할 것입니다. 그리고 양국사이에는 FTA도 점점 많이 체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향은 평탄하게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고 지금의 일본과 중국 간의 충돌이나 미국과 중국 간의 충돌과 같이 국민국가의 역할을 강화시키는 현상도 보일 것입니다. 그러나 세계화의 근저에는 경제교류가 있는데, 궁극적으로는 이 경제교류가 세계화의 기본추세를 결정할 것입니다. 아무리 국민국가간의 이해관계의 충돌을 가져오는 정치적 상황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경제의 글로벌화는 막을 수 없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국제간의 협력이 강화되는 쪽으로 나가지 않겠느냐 이렇게 추측해 봅니다. 이러한 추측을 강화시키는 요인으로서는 오늘날 세계경제의 구조적 연관이 그 근저에 있다고 봅니다. 오늘날의 세계경제의 자본주의화는 기본적으로 저개발국과 중진국의 선진국에의 캐치·업 과정이므로 국가 간의 경제관계는 더욱 밀접해갈 수밖에 없습니다.



안종범 교수


EU를 보면 지역 블록별로 공조하다가 최근 다자간 지역을 초월한 국가들이 이해관계에 따라 결합하면서 지역 블럭이 깨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안병직 이사장


2차 대전 이전의 블록 경제라는 것은 영국이 세계를 통제할 수 있는 헤게모니를 상실하고 세계경제 자체가 다극화 되면서 혼란 상태에 빠짐으로써 생성된 것입니다. 오늘날의 지역 경제화는 글로벌리즘과 상충되지 않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지요. 그것은 헤게모니 국가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2차 대전 이전의 블록 경제와 이후의 지역 경제를 홍동해서는 안됩니다.



안종범 교수


동아시아를 포함한 세계 경제에서 한국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이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경제문제를 고민해야 할까요?


 

안병직 이사장


동아시아에는 정치적으로 많은 문제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적으로는 상호간에 밀접한 관계가 진행하고 있죠. 동아시아 국가간에 상호 무역 투자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중국도 일본, 한국, 미국이 있어서 성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중국은 많은 정치적인 문제를 안고 있지만 미국, 일본과 손을 잡지 않으면 지속적인 성장이 불가능 합니다. 표면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협력 관계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은 이런 상황에서 자기의 역할을 찾아가야 합니다. 우리가 동아시아를 리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힘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경제 규모 면에서 일본이나 중국과는 비교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아직도 통일문제가 남아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무리하게 동아시아를 리드하려고해서는 곤란합니다. 그 대신에 미국과 동맹관계를 유지하면서 어떻게 일본과 중국과의 충돌을 피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거중조정의 역할을 할 것인가가 중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안종범 교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환율과 주가의 변동이 가장 컸던 국가 중 하나가 우리나라였습니다. 이처럼 대외 충격에 취약한 우리 경제의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어떤 것이 있는지요?



안병직 이사장


한국경제에 대해서 회고해 보면, 선진국 경제처럼 종축으로 즉 국내적 분업관련을 축으로 발전되어 온 것이 아닙니다. 한국경제는 선진국에의 캐치·업 과정에서 고도성장을 이루어 왔습니다. 그래서 세계경제와의 관계가 더 밀접해졌습니다. 세계경제에의 의존정도는 GDP대비 무역량이 얼마인지 보면 됩니다. 한국 경제는 깊숙이 세계 경제로 편입했습니다. 또 우리나라 경제는 시장의 깊이가 얕기 때문에 위기에 취약했던 것입니다. 한국의 경제발전의 역사가 일천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죠. 이러한 점에서 한국경제는 일본경제와 완전히 대조적입니다. 세계경제의 충격을 강하게 받을 수밖에 없지요. 그러나 이러한 사실이 나뿐 점만이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일본 같은 경우 세계경제로부터 독립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자립경제가 강화되어서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쁜 측면도 있습니다. 일본경제는 안정성이란 면에서는 그 목적을 달성했지만 반면에 활력을 잃어버렸습니다. 한국은 경제가 불안정하기는 하지만 아직도 활력이 있지요.



안종범 교수


그렇다면 이후 한국경제는 활력을 강조해야 합니까? 안정화를 강조해야 합니까?



안병직 이사장


기본적인 문제는 개방을 지향하느냐, 자립을 지향하느냐 입니다. 한국은 자립이라 던지 민족 같은 폐쇄적인 개념을 주장할 때 제대로 성장한 적이 없습니다. 얼마나 자립이 소원이면 북한은 주체사상이라는 개념을 만들었겠습니까. 주체를 너무 강조하다보니 국민경제 자체가 붕괴하고 말았습니다. 한국 경제는 지금 문을 닫을 때가 아니라 열어야 합니다. 진보와 보수의 협조가 잘 안 되는 모습만 봐도 그렇죠. 모든 문제를 내부에서 해결하려고 하면 발전은 없습니다. 세계 경제의 도전을 받아들이고 경쟁력을 키워야 합니다. 진보와 보수가 협력을 할 수 밖에 없는 밖으로부터의 자극이 지속적으로 필요 합니다. 우리민족끼리 하자 이런 것은 우리 민족을 오히려 망하게 하는 일입니다.



안종범 교수


G20 의장국으로서 우리나라가 앞으로의 역할이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특히 G20 나아가 국제공조체제에서의 우리나라의 역할은 어떠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지요?



안병직 이사장

국제공조에 있어서는 한국의 경우 세계화속에서 성장해왔기 때문에 그간 쌓아온 세계화의 경험을 토대로 세계경제문제의 해법을 상당히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한국은 세계화를 통해 성장하며 겪었던 다양한 위기관리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인프라들과 거기서 성장해온 경제부문 인재들이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안종범 교수

이명박 정부의 남은 2년은 우리 경제가 G20 의장국으로서의 위상을 계속 살려가면서 그야말로 선진국으로 남게 되는가를 결정짓는 중대차한 시점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명박 정부의 그동안의 국정운영과 정책에 대한 평가를 해주시고 향후 한국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정책과제에 대해 말씀해 주십쇼.



안병직 이사장

우선 저는 정부가 잘 하고 있다고 봅니다. 핵심적인 것은 경제성장률입니다. 이전 정권에서도 분배 위주 정책때문에 경제성장이 안 된 것은 아니지만 경제 발전의 동력이 많이 떨어 졌었습니다, 성장을 강조하는 현 정권이 들어서면서 성장동력도 강화되고 성장률도 높아가고 있습니다. 올해 성장률은 5%대만 되더라도 좋은 성적입니다. 그것을 앞으로도 지속시키면 한국이 선진국으로 진입 할 수 있는 기초가 되는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이런 상황을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선진화를 위해서는 국민통합문제가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과제입니다. 국민통합을 바탕으로 선진화가 이루어져야합니다.



안종범 교수


통일문제에 대한 국민통합과 세대 간 통합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안병직 이사장


한국이 현재 당면하고 있는 과제는 선진화와 통일입니다. 선진화는 그렇게 어렵지 않게 달성될 것이라 전망 합니다. 국민통합이라는 것이 당면한 과제입니다만.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닙니다. 제일 큰 문제가 통일 문제입니다. 북한이 붕괴 된다고 가장하면, 폭발적인 문제들이 발생합니다. 이것을 한국이 감당 할 수 있느냐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북한이 붕괴될 경우, 한국이 독자적으로 이 문제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국제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영향을 받게 될 것입니다. 중국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고 미국, 러시아도 마찬가지입니다. 북한이 국제적인 분쟁지가 될 수도 있습니다. 북한이 붕괴되고 갑자기 한국경제와 통합되면 엄청난 경제문제를 불러옵니다. 이것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느냐 이런 문제가 발생하죠. 통일 문제를 잘 고민해야 합니다. 통일 문제는 국가와 국가 간의 문제인데, 이는 엄청난 이해관계들로 엉키게 됩니다. 통일이 통일정책대로 이루어지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세계 어느 나라의 통일도 정책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경우는 없고, 자연적인 과정을 통하여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통일문제에 있어서는 북한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예리하게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북한이 붕괴하는 경우에도 통일을 서둘지말고 상황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를 예리하게 관찰해야 할 것입니다.

 

나는 가급적 국제 공조를 통한 공동관리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국제 분쟁지가 되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북한이 국제 분쟁지가 되는 것을 막는다면 국제 공동 관리가 몇 년이 될지는 모르지만 북한이 필연적으로 하나의 독립국로 귀결되겠지요. 동일한 언어와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통일의 결정적인 요소입니다. 북한이 새로운 하나의 독립국가로 되어 안정되고 남북간의 이질성이 해소된다면 통일은 시간문제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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