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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 보수와 진보 2011년 시민운동을 논하다 인쇄하기
이름 :  관리자
2011-02-09 12:07:16  |  조회 4070

보수와 진보 2011년 시민운동을 논하다.

하승창 대표(진보) Vs 이재교 변호사(보수)

 

 

 

2011년 1월 27일 오전 8시

 

이재교 변호사                                                             하승창 대표

 

인천지법 판사(전)                                                 함께하는시민행동 사무처장(전)

시대정신 상임이사 (현)                                        시민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 (전)

공정언론시민연대 공동대표 (현)                        더체인지 대표 (현)

 

 

이재교

“시민운동이 정파화 진영화 되어버렸습니다. 자기 진영에 유리하면 무조건 옹호하고, 상대방의 진영에 불리하면 무조건 물고 늘어지는 식이지요. 前정권에서는 한미FTA를 지지하던 사람들이 정권이 바뀌니까 반대하는 식으로 다른 주장을 하고 남한의 인권문제는 다루면서 북한의 인권문제를 다루지 않는 것은 진영논리로밖에 설명이 안 되는 것이죠.”

 

하승창

“진영논리는 이분법적 논리라는 점에서 극단적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우리사회의 이념적 분화가 본격적으로 논의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서로를 배제하거나 척결하는 사고를 벗어나면 우리사회를 풍부하게 만들 가능성이 예전과 다르다고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사회 최홍재 (이하 사)

 

귀한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두 분이 보수와 진보, 시민운동에서 큰 역할을 하시는 분들이니 2011년 시민운동의 과제를 중심 주제로 했으면 합니다. 기간 시민운동 평가를 하고 2011 시민운동이 어떻게 하는 것이 적절하겠는가 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으면 합니다. 기간 시민운동을 평가할 때는 각각의 자기 평가와 상호평가를 했으면 합니다. 시민운동의 과제를 이야기 하면서 나라의 여러 가지 상황 등을 함께 언급하면 되겠습니다.

 

이재교 변호사 (이하 이)

 

우선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어서 고맙습니다. 시민운동을 평가할만한 위치에 있는지 의문이 들긴 하지만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문제점은 우파 운동의 가장 큰 문제점이 시민의 참여가 없다는 점입니다. 보수·우파가 지향하는 가치에는 가슴을 뜨겁게 하고 정의감을 북돋는 면이 부족합니다. 그런 면이 있기도 하지만 시민운동의 추동력에 그런 면만 있는 것은 아니고 보면, 시민운동의 방향설정이나 동력부족, 열정부족이 참여부족의 주된 원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점은 우파시민운동의 과제이면서 해결이 잘 안 되는 난제중 하나입니다. 두 번째 문제점은 소위 아스팔트우파라는 분들의 목소리가 아직도 너무 크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 분들의 존재를 부정하거나 목소리를 내지 말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 영향력이나 발언권이 지나치게 큰 점이 우려스럽다는 겁니다. 이 분들은 냉전시대에 조금만 진보적이고 전향적이면은 빨갱이로 몰아붙이고 딱지붙이는 것에서 벗어나지 못했는데, 이 분들의 목소리가 우파 운동에서 너무 큰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하승창 대표 (이하 하)

 

시민운동을 하면서 전반적으로 돌아보면, 90년대 시민운동에 대한 반성적 고찰을 할 때 시민 없는 시민운동이라는 지적은 공통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시민운동은 90년대에 특히 많이 성장을 했습니다. 90년대에는 시민운동이 언론, 정치권 등과 특별히 대립되는 활동 보다 정부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정책대안을 내놓는 활동이 많았습니다. 대체로 지금같이 언론이나 정치권 등으로부터도 비판적 견해가 많아지고 한 것은 2000년대 들어서인 것 같습니다. 그 무렵부터 시민 없는 시민운동이라는 비판이 시작되었죠. 그러나 시민운동이 90년대에 비해 영향력이 위축된 근본적 이유는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우리사회의 변화된 조건들에 대해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소통방식이 90년대와 2000년대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서면서 인터넷이 확장되고 사람들이 여론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나 유통시키는 과정이 변화했는데, 90년에 성장했던 운동들이 제대로 포착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점점 멀어지게 되고, 시민들이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공간을 잘 열어주지 못하니까 괴리되고 했던 것 같습니다.

 

또 하나는 의제가 많이 바뀌었는데 제대로 포착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90년대에는 우리 사회에 투명성이나 공정성이 시민 사회의 의제였기 때문에 공감을 불러일으켰는데 2000년대에도 그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주요한 의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사회적 문제가 수용되거나 해결하는 방향 쪽으로 전환하면서 그 시대와 사회에 핵심적이고 주요한 의제가 되지 않고 다른 의제들이 부각되는 점들을 포착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것들이 90년대에 성장했던 시민운동들, 흔히 말하는 주요한 단체들 같은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거죠. 대신 다원화된 운동이 성장했어요. 전체적으로 보면 시민사회는 넓어지고 운동은 성장했다고 보는데, 하나가 풀뿌리 운동이 많이 성장했죠. 주민운동이. 전통적인 우파진영은 풀뿌리 운동이 있었고, 오히려 새로 성장한 우파 운동은 결합되어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진보적 운동이라고 불리는 쪽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 지점이 상당히 성장했다고 봅니다. 기존의 우파 운동쪽은 관변단체 중심으로 풀뿌리 운동이 결합되었기 때문에 최근에 지역에서 부딪치는 모습을 봅니다.

 

여하간 진보적 시민운동은 2000년대에는 여러 다원화된 가치에 기초한 운동들이 생겨나게 되죠. 특히 생태적 가치에 기초한 운동도 변화했고, 평화운동이라든가 제3세계 돕는 운동이라든가 나눔 운동이라든가 여러 가지 다양한 가치운동이 성장했죠. 또 이념적으로 분화된 운동이 생겨나기 시작했다는 것도 이 시기의 중요한 특징이죠. 그게 뉴라이트 운동이라든가 2000년대에 많이 성장하게 되면서 시민사회가 여러 가지 다원화되고 분화된 형태로 변화해갔습니다. 90년대 단일한 진영으로 보였던 시민운동이 200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그렇지 않다는 점이 보였습니다. 그것은 분열이라기보다 사회가 복잡하고 다원화된 점에 대한 반영이라고 보기에 저는 긍정적으로 봅니다.

 

한편으로 이념적으로 분화된 운동이 생겨나게 된지 얼마 안 되었던 점 때문에, 서로 갈등과 대립도 작지 않았습니다. 서로를 배척하지 말고 배려하는 모습들로 앞으로 변화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운동의 주축들의 노력이 필요하긴 합니다만. 전체적으로 90년대 성장했던 운동이 일정하게 90년대만큼의 영향력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오히려 여러 가지 다원화하고 다양한 변화의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 지금의 상태가 아닐까 총평을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여러 가지 공감이 가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는 시민운동이 신뢰를 잃은 더 큰 원인이 낙천·낙선운동에 있다고 봅니다. 주로 진보·좌파가 영향을 발휘해서 벌인 낙천·낙선운동은 상당한 성과를 보였거든요. 그런데 그것이 결국 부메랑이 되어서 국민들이 시민사회가 통제받지 않는 권력이고 권력화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때 공정성 시비도 일어났습니다. 누구나 공감하는 낙천대상도 있었지만 한편으론 정파적으로 결정되었다고 보이는 대상도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시민들이 시민단체를 견제해야 되겠다는 생각과 함께, 시민단체를 마냥 믿을 수는 없구나 생각하면서 신뢰도가 떨어지게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것이 시민 운동측이 조심해야 할 부분인 시민단체의 권력화라 생각되고 이 점이 치명적이지 않았는가 싶습니다.

 

그리고 시민단체가 다양화가 된 점은 좋습니다. 문제는 다양화되면서 동시에 정파적으로 되어버렸다는 점입니다. 그 전까지는 시민단체가 주로 진보·좌파성향으로만 구성되어 있었는데, 관변단체가 아닌 우파시민단체가 자생적으로 생겨 대립각을 세우면서 보수·진보로 나뉘면서 정파성이 두드러지기 시작하면서 시민사회에 큰 문제를 초래했다고 봅니다. 그러다보니까 시민단체들이 대부분의 이슈에 대해서 객관적인 시각과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기 보다는 자기 진영에 유리하면 무조건 옹호하고, 상대방의 진영에 불리하면 무조건 물고 늘어지는 이런 식이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문제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광우병이나 천안함, 4대강사업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광우병이나 천안함 사례는 과학의 문제입니다. 예컨대, 환경에 대하여 분석을 한 결과 개발보다 환경이 더 중요하니까 반대한다는 이런 접근이 아니고, 정부가 진행하니까 반대하고, 정부가 협상했으니까 반대하고, 이런 식입니다. 4대강 문제에 대하여 제가 한겨레를 비롯해 여러 가지를 관심있게 보지만 4대강이 안 되는 이유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근거를 본적이 없습니다. 반대 주장은 많이 봤습니다만 근거는 별로 볼 수 없었습니다. 가장 전형적인 것이 한겨레 신문 전면에 왼쪽에는 공사 전의 사진을, 오른 쪽에는 공사 중인 장면의 사진을 실어 놓은 것을 봤습니다. 이런 식은 선동에 불과합니다. 공사 전과 공사후의 환경, 수질, 치수 등의 결과를 비교해야 합니다. 이 공사 이후에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지를 이야기해야 합니다. 오마이 뉴스도 아니고 한겨레에서 이런 식으로 보도했다는 점이 납득이 안 되었습니다.

 

한미FTA도 정파적으로 접근합니다. 사실 한미FTA는 전정권에서 진행했고 타결됐습니다. 그런데 전정권에서는 한미FTA를 지지하던 사람들이 정권이 바뀌니까 반대하는 식으로 다른 주장을 하는 것입니다. 이건 정파적인 접근으로밖에 설명이 안 됩니다. 정치인들이야 그럴 수 있다 하더라도 시민단체까지 이런 장단에 춤을 추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광우병 같은 사례도 본질은 미국산쇠고기의 위험성 문제입니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었을 경우에 광우병을 걸릴 가능성이 얼마나 있느냐가 핵심인데, 그에 대해서 정보나 검증 없이 중고생들이 거리로 뛰쳐나오니까 어른들이 “현 정부 흔드는 데 좋구나”하는 식으로 거리로 뛰쳐 나왔습니다. 역시 정파적인 접근이 아니고서는 설명이 안 된다고 봅니다. 과연 위험성을 과학적으로 얼마나 검증하고 행동으로 옮겼느냐는 것입니다.

 

천안함 문제 역시 과학의 문제입니다. 일반인이 의문제기 정도는 할 수 있겠지만 기술적이고 전문적인 문제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수는 없습니다. 조작이라고 하는데, 사실 야당에서도 쓰지 않는 표현입니다. 정당은 그렇게 주장했다가는 나중에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민사회 쪽에서는 책임의식이 약하기 때문인지 조작이니 은폐니 그런 주장을 많이 했습니다. 거기서도 시민단체의 정파성이 많이 느껴지는 것이지요. 만약 노무현 정부에서 사고가 일어낫다면 그 분들이 그런 주장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러한 정파성 문제로 인해서 시민단체의 신뢰성이 많이 떨어지지 않았는가 싶습니다. 시민단체가 정파성을 벗어나야 신뢰성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사:

두 분께서 3가지 주제를 이야기 하신 것 같습니다. 시민운동이 다원화된 사회, 다양화된 아젠다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 시민운동에 정파성이 있다. 진영논리에 너무 억매여서 사실 자체로 접근하기 보다는 유불리로 접근하는 경향이 시민운동에서 양자 모두 나타나는 현상인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이 세 가지에 대해서 다른 예를 들면서 이야기를 전개해주셨으면 합니다.

 

하:

일단 저는 정파적이라고 하는 표현 자체는 운동 전체에 부여하는 것이 맞을지는 좀 생각이 다릅니다. 나중에 진영논리라고 하는 것은 가치에 기초한 진보냐 보수냐 라고 하는 부분은 일정하게 동의가 되지만, 정파적인 것은 좀 다른 문제일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진보진영이라 하더라도 소위 다원화된 가치에 기초한 그룹이 있기 때문에, 특히 정파적이라고 하는 것은 특정 정치 세력과의 관계를 지칭하는 것이기 때문에 맞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진보진영 시민운동 단체의 경우에도 개인적으로 특정 정당을 선호하거나 할 수는 있지만 단체나 그룹이 그렇지는 않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민단체의 상근자나 회원들 중에는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어떤 사람은 민주노동당을 지지하거나 진보신당을 지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실제로 어떤 성명이 나갔을 때 주제에 따라서 회원들이 늘기도 하고 줄기도 합니다. 늘기도 하고 줄기도 할 때 정치적 사안에 대한 견해가 나갈 때 그럴 경우가 많습니다. 자기와 같은 생각을 가진 성명이 나갔을 경우에는 회원이 늘기도 하지만 다른 견해가 나갔을 경우에는 빠져나갑니다. 회원들 중에는 한나라당, 민주당, 민주노동당, 자유선진당을 지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변화가 있고 이동이 있습니다. 시민운동 안에서 특정 정치세력과 가깝게 하는데 어려운 구조적 조건이 있습니다. 그래서 정파적으로 행동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말씀하신대로 스스로를 진보진영의 시민단체 라고 규정짓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물론 그조차도 아닌 중립적인 위치에 있으려는 경우도 많습니다. 딱 둘로 나눌 수 없는 다원화된 경향이 있습니다. 최근에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거나 논란이 되었던 것들은 상대적으로 진영논리가 있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에 따라서 유불리를 따지는 것은 일정한 정치적 세력일 경우에나 의미가 있는 것이고 시민운동의 본래 정신대로 시시비비를 가리겠다고 했을 때는 자기의 가치가 진보적 가치에 기초해서 시시비비를 가리겠다고 하는 것이지 어떤 특정한 세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계산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이 다르거나 틀릴 수는 있습니다. 시민운동이 100% 맞는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틀렸으면 틀렸다고 인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잘못 판단하거나 생각이 다를 수 있습니다.

 

광우병 같은 경우에도 따져볼 것이 많이 있습니다. 과학적으로도 논란은 여전히 있는 것이잖습니까? 그것이 옳으냐 그르냐에 대해 시민사회 쪽에서 ‘과학적 논란 자체’에 어느 한쪽 손을 들어주기는 어려운 지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처음 그전 정부에서 문제가 있다고 그랬습니다. 담당하던 공무원이 정부가 바뀌었다고 바뀐 것이 아닙니다. 같은 공무원이 정부가 바뀌었다고 다른 소리를 한 것입니다. 노무현 정부 때는 검역과 절차에 문제 제기를 했던 공무원이 정부가 바뀌니까 문제가 없다고 하니까 사람들이 의구심을 갖게 되고 사실관계에 대한 논란거리가 되었습니다. 저는 더 중요한 부분은 건강에 대한 문제였는데 정부가 국민들에게 이를 소홀히 취급하는 인상을 줬다는 점입니다.

 

나중에 저는 문제의 성격이 변화해 갔다고 생각합니다. 소통하자는 요구가 많아졌는데 정부가 그것을 거부했다고 보여지고 그런 것들이 문제를 더 크게 만들었다고 생각됩니다. 오히려 광우병 자체에 대한 진실 논란은 뒤로 갈수록 중요한 문제가 아닌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한미 FTA는 일관성있게 주장해 왔다고 봅니다. 시민운동에서도 많은 단체들은 모든 FTA는 아예 하지말자라고 하기보다 한미 FTA같은 불합리한 FTA를 왜 하려고 하는 것이냐 라는 의식이 강하게 작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미FTA는 격렬하게 반대하면서 다른 FTA는 말을 안 하냐 하지만 그건 치밀하게 추적하지 않았던 점도 있지만 FTA 자체를 절대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시민사회의 주류이기 때문이라고 보여집니다.

 

천안함 같은 문제같은 경우도 시민사회가 조작이라고 명시적으로 말한 적은 없습니다. 네티즌들 중 그런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은 계시지만 시민사회 진영에서 공식적으로 조작이라고 주장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극히 상식적인 의문들을 제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참여연대 서한도 그런 정도의 내용들입니다. 과학적 분석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상식적으로 가지고 있는 의문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하는 점을 안보리에 보낸 것입니다. 4대강 같은 점에 대해서도 서울대 김정욱 교수나 이종구 교수님 글을 보면 상당히 논리적 근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4대강은 한편으로는 가치가 충돌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에 완공되어도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그룹이 생겨나는 것은 생태적 가치에 기초한 자기 확신을 가진 그룹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그것은 단순하게 이 정부가 하니까 반대다 라는 문제 이상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것이 오히려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생태근본주의자는 여기에 포함이 되어 있겠습니다. 4대강을 반대하는 사람이 전부 그런 사람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극단적인 생태근본주의자들은 어떠한 개발도 반대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 분들은 예외적이겠지요. 아까 말씀하신 내용 중에 광우병 같은 경우 초점이 변경되었다고 하셨는데 변경된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고 봅니다. 처음에 미국산쇠고기가 위험하다고 했는데, 진짜 위험한 것인지 과학적으로 따져보니까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위험하지 않다는 말을 하지 않으려니까 왜 협상을 그렇게 했느냐고 논점을 옮겨가면서 계속 정부를 공격하여 초점이 옮겨진 것입니다.

 

4대강 같은 경우에도 개발이냐 보전이냐 하는 가치관에 따라 찬성하거나 반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그것이 전부인가? 아니라고 봅니다. 어떻게 현정부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환경에 대하여 동일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느냐고 저는 묻고 싶습니다. 정파성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4대강사업을 반대하는 주된 이유는 정파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이 “4대강이 잘되면 우리에게 큰 악몽이다”라 했습니다. 청계천이 잘 돼서 대선에서 힘 한 번 못 썼다는 것이지요. 이런 점이 아쉽습니다. 아까 하선생님이 UN안보리에 보낸 서한에서 천안함 침몰원인이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하지 않았다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오히려 주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안보리에 서한을 보낼 정도라면 조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터이니 조작이라고 주장해야 한다는 겁니다. 단순히 납득이 안 된다 이런 상태에서 의문을 풀어달라고 UN에 서한을 보내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우리 내부문제이기 때문에 정부에 요구해야 합니다. 저는 일관성을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조작이라고 의심한다면 UN에 보내는 것이 맞고, 다만 의문점이 있으니 풀어달라는 것이라면 보내지 않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사:

시민운동의 정파성과 진영논리에 대한 근거로 4대강, 천안함, 광우병 등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 선배님 말씀은 정파성과 진영논리의 문제에 대해 동의하는데 사례가 적절하다고 보지 않으시는 것인지, 아니면 그런 문제 자체를 동의하지 않으시는지 궁금합니다.

 

하:

저는 정파성 문제로 접근하면 문제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시민운동은 어느 특정한 정치세력을 지지하고 있거나 그렇게 할 수 없는 내부의 조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까 회원들의 상태를 이야기한 것입니다. 그러나 진영논리로 말씀 하신 것은 일정 부분 동의가 되는 지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요즘 실제로 그렇게 진보진영, 보수진영이라고 합니다. 한편으론 진영논리는 이분법적 논리라는 점에서 극단적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우리사회의 이념적 분화가 본격적으로 논의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사회에서 다양한 생각들을 배제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수용하기만 한다면 오히려 우리사회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 조건을 가진 것이니까 나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이런 분화가 이루어진 지 얼마 안 되어 여전히 배제하거나 척결하는 분위기가 강한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해서 나쁜 것이지 잘 발전시켜나가면 우리 사회를 풍부하게 할 수 있는 조건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어떻게 일관되게 반대하느냐 하는 점과 관련해서는 현재 이명박 정부에 대한 반대라는 입장은 소위 진보진영의 단체에서 일치된 것이 있다고 보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YS때는 상대적으로 안 그랬습니다. 제가 시민운동하면서 정부에 이렇게 완전히 반대하는 것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전에는 그렇게 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MB정부와 시민단체의 지향하는 바가 다른 것입니다. 그래서 일관되게 반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YS때에 세계화에 따른 교육개혁문제, 사법개혁문제가 논란이 있었지만 지금처럼 일방적 반대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확실히 그런 점이 있습니다. 가치 지향이 많이 다른 것입니다.

 

YS때는 시민운동의 의제가 공정성과 투명성이 중요한 의제였으니까 YS와 금융실명제 같은 경우처럼 모든 사항에 대립되어야 할 점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2000년대 이후 여러 가지 다원화된 가치가 들어서다보니까 이명박 정부의 정책들은 가지지향적인 부분에 비춰보면 전혀 안 맞는 것입니다. 물론 중간에 서민정책 할 때 잠깐 멈칫 했지만 역시 레토릭이었다고 봅니다. 그런 것처럼 말씀하신 반이명박 전선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나 그 안의 내용은 운동이 지향하는 가치에 따라 전부 다릅니다.

 

이:

그 점에 대해 부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렇게 봅니다. 정파성과 진영논리가 확고해지니까 진영논리가 단순히 진보진영이 진보적인 가치관을 지향하면서 운동을 하는 것을 진영논리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내 진영에 불리한 것은 사실도 사실이 아닌 주장하는 행태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입니다. 자기 진영의 이해관계에 따라서 객관적인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진영논리고, 바로 우리 사회 전체적으로 큰 문제라는 겁니다. 아까 YS 정권 때는 안 그랬다고 지적하신 점은 저도 동의합니다. 그러나 원인은 노무현 정권이라고 봅니다. 노무현 정권 때 이른바 청와대의 가치지향적인 386들이 노골적으로 니편 내편을 나누었습니다. 거기에 반발해서 한 것이 탄핵이고, 그래서 저는 탄핵 밑에 깔려있는 것 중에 대선불복이 있었다고 봅니다. 그렇게 갈라진 상태가 이 정부에 와서 계속 이어지는 것입니다.

 

저는 광우병시위 역시 대선 불복종적인 성격이 있었다고 봅니다. 그런 식으로 대선 불복이 이어지면서 진영논리와 당파성이 강화되었던 것입니다. 인간이 정치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당파성을 띌 수는 있겠지만,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넘어서 지나치게 비합리적인 점이 문제라고 봅니다. 예컨대 복지문제는 팩트가 아닙니다. 보편적 가치나 무상급식이 좋냐, 부유세 문제 등은 가치 문제이지 팩트 문제가 아닙니다. 그래서 그런 가치문제에 대하여 좌우파간에 논쟁하고 싸우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팩트 문제인 천안함폭침에 대하여 잠수함과 충돌했느니 조작이니 하는 주장에 대하여 반MB진영은 무조건 귀를 기울이고 친MB진영은 무조건 귀를 닫아버리고 하는 행태는 합리성을 잃어버린 정파성 매몰입니다. 한 개의 사건에 두 개의 팩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사:

북한인권문제를 이야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른 어떤 사안보다 뚜렷한 팩트 문제는 북한인권문제입니다. 인권이라함은 원래 진보좌파진영의 일관된 가치이고 보수우파 진영의 입장에선 생소하거나 새로운 과제인데, 오히려 북한인권문제는 현재 우파진영에서 많이 제기하는 양상으로 비쳐지고 진보좌파진영은 북한인권 문제를 수세적이거나 소극적 대처하고 있는 모습으로 비춰집니다. 이것도 진영논리에 포획된 것이 아닌지요?

 

하:

저는 진영논리라고 하는 것이 말씀하신대로 그런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진영논리가 우리사회에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발전하는 과정에서 진영논리를 부정적으로 보지 않도록 서로를 배제하거나 척결하는 관점을 중시하는 사고를 벗어나면 우리사회를 풍부하게 만들 가능성이 예전과 다르다고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팩트문제라는 것도 그런 점에서 가치가 다른 것은 좋은데 사실은 사실적으로 봐야 한다는 점은, 나는 사실이라고 확신을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과연 그것이 사실일까?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이라고 확신할만한 근거를 똑같이 봤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말씀하실 수 있지만 ‘정말 저렇게 될 수 있는 거야?’ 라고 하는 의문이 있기 때문에 차이가 생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건 사실인데 왜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느냐고 강요하면 안 된다고 봅니다. 저 사람은 이게 사실이라고 해도 뭔가를 더 궁금해 하는구나 라고 받아들여져야 문제를 논의할 수 있지 ‘ 빨리 사실로 받아들여 그래야 이야기 돼’라고 한다면 이야기가 안 될 거라는 겁니다.

 

그에 앞서서 진영논리의 행태는 서로 거칠고 투박한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가치를 가진 상대에 대해서 바람직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잖습니까? 잘못된 행태에 대해서 소위 자기 진영 안에서 나무라고 하는 것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들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나무란다는 것이 좋은 표현이 아니라고 한다면 문제를 제기하거나 해야 균형 잡힐 수 있는데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내부논쟁이 알게 모르게 약한 것 같습니다. 최근 행태에 관한 것은 아니지만 가지고 있는 견해에 대한 내부논쟁이 진보진영은 조금 진행되고 있습니다. 예컨대 장하준 교수의 견해를 놓고 이야기 한다는 점은 좋은 현상이라고 봅니다. 이런 점이 쌓이면 성숙해지겠죠.

 

특히 그와 관련해서 사회자께서 말씀하신 북한인권 문제 같은 경우도, 실제 과거엔 북한인권문제가 진보진영 시민사회의 의제로 생각되어지지 않았습니다. 그것을 뉴라이트 운동쪽에서 먼저 제기를 한 것이죠. 그런 면을 보면 의제나 가치의 다양성에 기여했다고 봅니다. 그러나 북한인권문제를 다루지 않는 것은 마치 북한편을 드는 것처럼 이분법적으로 대한 것은 좋은 태도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자기들의 의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안 다룬 거였지, 모든 단체가 안 다루면 안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면 모든 문제를 다 다뤄야 합니다. 예를 들면 엠네스티같은 경우는 다룹니다. 인권운동단체가 다뤘던 인권문제는 그 영역에서 다루는 것이지 시민단체가 다 북한인권 문제를 다루어야 하는 것처럼 하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됩니다. 그 점이 북한인권문제가 없다거나 아니라고 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의심하고 있는 것처럼, 다루지 않는 것은 북한 편을 드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이:

인권이라는 좌파의 충실한 가치에 대해서 왜 소극적인가 종북세력이야 그렇다치더라도 일반좌파진영에서 침묵하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은 바로 이 진영논리에 갇혀 있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의견입니다. 아까 하 선생님 말씀대로 어떤 단체가 굳이 모든 문제를 다뤄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남한의 인권문제는 다루면서 북한의 인권문제를 다루지 않는 것은 이상하지 않습니까? 특히 진보·좌파가 가치를 두는 게 인권인데, 이를 다루지 않는 것은 이상하다는 겁니다. 아까 말씀대로 왜 다뤄야 하는 것이냐는 논리로 북한인권을 외면하는 일이 정당화될 수 없다는 말씀입니다.

 

하:

인식의 변화가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 소위 80년대 후반의 주사파의 논리가 있었기 때문에 북한을 잘 이해하려고 하는 운동이 존재해서 애쓰다보니까 사실 인권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해석하지 않았던 경향도 일정하게 있었잖습니까? 저는 그 당시에 문제가 있는데 왜 없다고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이유야 어쨌든 본격적인 자기 의제로 하지 않는 것은 분명히 맞는 것 같습니다. 뉴라이트쪽에서 먼저 제기를 해서 의제를 만든 것도 맞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북한인권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인식이 생겨난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새삼 왜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루지 않느냐 고 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사:

지금까지는 자기 진단, 시민운동의 전반적인 공통적인 문제를 주고 받았습니다. 거기에서 공감되는 부분과 정도의 차이에서 깊이의 차이와 넓이의 차이는 존재했던 것 같습니다. 그럼 올해 시민운동이 어떻게 했으면 하는지 상대 진영에 대한 우정적 제안과 강한 비판을 함께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하:

하나를 꼽자면 척결과 배제의 논리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어느 쪽이든 폭력을 행사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저도 척결과 배제의 논리가 없었으면 한다는 점 공감합니다. 우리사회의 큰 문제입니다. 이것이 격화된 것이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라 그 원인을 찾자면 노무현 정권 때 시작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때 어버이연합 같은 분들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진보좌파의 행동에 반발하면서 극명하게 갈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양 극단만이 아니고 많은 시민사회 운동이 대략 두 진영으로 갈라지면서 척결과 배제의 분위기로 악화된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명박이 하는 것은 전부 반대”고, 마찬가지로 “이 대통령이 하는 것은 다 찬성”하는 식으로 비합리적인 진영논리가 판을 치는 것입니다.

 

보수·우파 진영 측에서 진보·좌파측에 요구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법을 좀 지켜주셨으면 하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용산참사 같은 경우가 몇 가지 차원있지만 첫째가 법 문제입니다. 농성자들은 주택세입자가 아닌 상가세입자들입니다. 일반적으로 상인들은 주택세입자보다 나은 형편이지요. 그들이 요구한 것은 상점 문닫는 보상금을 더 달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돈 문제입니다. 기본적으로 재개발조합과 상가세입자들 사이의 민사분쟁입니다. 그런데 이분들이 남의 건물을 점거하고, 거기에 전철연이라는 단체가 끼어들어 망루를 세워주고 도로에 화염병을 던졌던 것이 사태의 본질입니다. 그래서 경찰이 진압하다 뜻하지 않게 화재가 나서 6명이 사망한 또 다른 차원으로 비화되어버린 겁니다. 그것을 “생존권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해서 죽였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그런 주장은 법은 무시한 채 생존권이 모든 것을 정당화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법이라고 하면 기본적으로 있는 자의 것을 지키는 수단으로 쓰이는 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사회 수준에서는 법은 사람에게 무기가 됩니다. 우리사회에서 법을 무시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하:

이왕 법에 대해 말씀하셨으니 시민운동과 법을 일반화시켜서 말씀드리면, 시민운동이 예전에 법을 잘 이용해서 성공시킨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집시법이 냉소적으로 말해서 집회나 시위를 어떻게 못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법입니다. 자기 의사를 표현하려는 입장에서는 제한이 많습니다. 그 못하게 하는 것을 잘 지킨 것이 90년대 운동이었습니다. 그를 통해서 오히려 집시법이 조금씩 고쳐지게 하는데 기여를 했습니다.

 

경실련에서 일할 때인데요, 법대로 하면 집회와 행진도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주요 관공서나 국가기관, 외부공간의 100미터 밖으로 하려면 행진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서울시내 지도를 보고 연구해 탑골공원에서 명동까지 가는 코스를 개발 했습니다. 그다음부터 그 코스가 시위대들의 단골 행진코스가 되었습니다. 탑골공원 코스가 밀리니까 정부종합청사 뒤로 가는 루트로 경실련이 연구했습니다. 세상에 법을 지키기 위해 조사를 하는 법이 어디 있습니까? 그건 맞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도 억지로 지킴으로서 역설적으로 문제를 보여준 경우였습니다. 잘 이용한 경우입니다. 입법차원의 운동도 법을 잘 이용하는 운동이고 헌법소원 운동도 법을 잘 이용하는 운동이었습니다. 저는 한편으로 현행법을 잘 이용하고 근거해서 운동하려고 하는 흐름이 기본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간혹 법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환경단체의 경우 건물에서 플래카드를 걸고 내려온다던가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워낙 보도가 안 되니까 일정하게 임펙트를 주기 위해서 구류를 각오하고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저는 그것이 문제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이미 헌법적 가치 안에서 행해진 위법들이고, 본인이 처벌을 받을 각오로 하겠다는 것입니다. 법을 위반함으로써 사회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운동적 의미가 담겨있는 것이니까 사회적으로 수용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용산 같은 경우는 또 다른데, 현행법과 도시개발에 관한 가치가 충돌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가치가 충돌했던 것이 일정하게 극단적 형태로 나타난 것이 있었습니다. 그를 통해서 현재 자기 상태를 지키거나 이익을 극대화 하려는 흐름이 있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본질을 제대로 봐야 하는데 현재 도시개발 법체계와 사람들이 요구하는 문제의 성격이 변하고 있고 그 요구에 반영되어 있는 가치가 충돌하는 것입니다. 결국은 도시개발 방식을 바꿔줘야 사회갈등을 줄일 수 있는 것인데, 현행법이니까 지켜라? 지금의 도시개발 방식이 좋다고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이런 시각으로 접근해야 문제가 해결되지 무조건 법을 지키라고 하는 것으로 해결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사:

이제 마무리를 해야 할 시간입니다. 지금까지는 시민운동에 대해 주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약간 큰 이야기로 2011년 대한민국이 해결해야 하는 부분과 이에 대해 시민운동이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이야기 해주십시오.

 

이:

범위가 워낙 넓어 말하기 어렵군요. 요즘 야권에서 독재니 반민주니 민주주의의 후퇴니 하는 말을 많이 씁니다. 물론 과장법이 포함되어 있겠지만 이런 주장은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현 정부가 독재는 물론 아닙니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보다는 법질서를 강조합니다. 그러다보니 시위를 많이 하는 입장에서는 많이 옥죈다는 생각이 들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법을 무시하고 독재를 하는 것은 아닌데 너무 과장을 하니까 공감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설득력이 떨어지고 발전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봅니다.

 

구체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 예컨대 소통 문제 등을 비판하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또 하나가 진보·좌파가 주축이 된 시민사회에서 아직도 민주와 반민주의 구도에 고착되어 있어서 모든 것을 민주와 반민주구도로 해결하려는, 즉 민주를 만병통치약으로 쓰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복지는 복지로, 4대강은 환경문제로, 미디어 법은 언론의 자유문제로 들어가야 하는데 “네가 하면 반민주, 내가하면 민주”고 하는 식이면 토론도 안 되고 발전도 안 됩니다. 새해에는 이런 이분법적인 소모적인 갈등논리가 지양되어야 우리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하:

소모적인 갈등논리가 지양되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이명박 정부 초기에 독재 아니냐, 파시즘 아니냐 하는 주장이 있었는데 주된 견해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국정운영을 일방적으로 하고 국정운영에서 비민주성이 보인다는 것은 진보진영의 판단입니다. 물론 민주 반민주의 구도도 무너진 지 오래되었다고 봅니다. 중간에 말씀 나눴던 것처럼 이명박 정부와 가치관이 다르고 국정운영을 일방적으로 하는 모습을 보면 동의하기 어렵다고 하는 것은 있는 것이죠. 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을 이명박 정부 초기 2년 동안 하면서 많이 느끼게 된 것 중의 하난데요, 시민운동하면서 10년 만에 처음으로 ‘정치가 정말 중요하네’라고 인식하게 해준 정부라고 생각이 듭니다.

 

지난 2년 동안에는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 몰라서 모색하는 시간이었다고 한다면 아마 올해는 본격적으로 시도해보려는 시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뭔가 대응을 해보자, 시민운동이 정치대응을 하는 것이 맞다는 인식이 많이 넓어져가고 있지만, 그것이 정당을 만든다거나 정치를 한다는 것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과거 노골적으로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식 말고 뭔가 유권자 운동으로서 조금 더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시민들의 정치참여를 끄집어낼 필요가 있겠다 라고 생각합니다. 시민운동이 지향하는 가치에 기초해서 표를 모을 수 있어야 서로 가치에 반한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견제가 가능하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올해가 그런 의미에서 시민운동에 중요한 한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고민만 하면 드러나지 않으니까 시도를 해보자. 어째든 시도는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중요한 한해가 될 것입니다.

 

사:

지금까지는 시민운동의 소모적인 갈등논리를 벗어나서 진일보하자고 하셨는데, 혹시 올해 대한민국에 핵심적인 이슈에 대해 이야기 해주실 수 있을까요?

 

이:

북한이 3대 세습을 나서면서 종북주의자까지 당황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저도 북한이 갑자기 무너지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만 지금 같아서는 갑자기 무너지는 것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동안 무너질 듯하다가도 안 무너지긴 했지만 박정희 유신체제도 그렇고, 루마니아 차우세스코 체제도 갑자기 무너졌습니다. 정보의 홍수로 외부 정보는 들어가는데 국가가 국민을 먹여 살리지 못하는 수준이라면 이런 국가가 유지된다는 것이 비정상입니다. 우리가 지원을 해주면 좀 더 유지될 것이라고 보지만 그럴 필요가 있는지는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리고 북한주민의 인권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지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그리고 북한이 무너졌을 때 중국이 과연 북한에 진주를 할 것인지, 이러한 국제적인 문제를 고민해야 합니다. 대화의 문제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하:

제 생각에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어쩌면 그전부터 시작되었던 문제인지도 모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대화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조금 냉정하게 사태를 본다고 한다면 관리가능 한가의 문제입니다. 적절하게 대화도 하고, 적절하게 압박도 해야 되고, 적절하게 지원도 해야 되고 하는 3가지를 사용해야 하는 적절한 정책의 조합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무조건 이것만 되고 무조건 안 되고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거든요. 지금까지 그런 태도로 접근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통일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관리가 가능한가의 문제로 봐야 할 것입니다. 무너지면 통일이 된다고 보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 내부의 통합이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동체와 공동체가 유지되기 위해 사회적 갈등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하는 문제로 접근해봐야 합니다. 사회통합위원회도 있지 않습니까? 물론 사회통합위원회의 소관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이고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홍대청소 노동자분들 같은 경우를 보더라도 단순히 고용승계 이상으로 비정규직 문제, 고령화, 노령화 문제가 복합적으로 있는데 우리가 과연 얼마나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습니까. 이런 것들이 사실 작은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가 어떻게 사회적 합의를 찾아내는가가 사회통합을 결정적으로 기여하는 것 일텐데 그런 것 같지 않습니다. 오히려 확대하고 강화하는 쪽으로 정책이 가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그러면 갈등이 더욱 심해질 것입니다. 갈등이 심해지는 경우에 극단적인 형태들이 나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문제가 중요하고 논의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공동체 내부가 불안하면 어떤 문제든 제대로 다룰 수 있겠습니까?

 

이:

사회통합 문제는 갈등관리 문제 아니겠습니까? 이명박 정부가 갈등관리 문제에 대응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공감합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사람이 욕심이 커서 불필요한 갈등이 유발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용산을 예를 들자면 보증금도 주고 보상금도 다 줬지만 권리금마저 달라니 문제입니다. 상가에는 권리금이라고 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러나 철거지역은 철거 5년 전부터 대부분 권리금 없이 들어갑니다. 왜냐하면 대략 5년이면 헐릴 것을 알기 때문에 권리금이 형성되지 않고 임대료도 싸게 들어갑니다. 물론 장사도 덜됩니다. 상권이 죽어 가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보상금을 나름대로 받았습니다. 물론 흡족하진 않을 겁니다. 그런데 거기서 더 달라고 하고, 이를 시위를 통해서 힘으로 해결하려고 해서 문제가 생깁니다. 갈등관리 즉, 사회통합이 새해 우리사회의 큰 과제라고 봅니다.

 

사 :

오랜 시간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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