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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맹과 중국의 딜레마 인쇄하기
이름 :  이영일
2013-03-24 22:40:59  |  조회 3034

 

조‧중 동맹 조약과 중국의 딜레마

                                               1.

 

북한의 3차에 걸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는 중국의 입장을 여러 가지로 난처하게 했다. 그 중에서도 중국을 가장 어렵게 만든 것은 앞으로 8년간 유효기간이 남아있는 조‧중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에 관한 조약(이하 조‧중 동맹 조약이라 함)이 사실상 유명무실한 조약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은 북한과 1961년에 체결한 동맹조약을 제외하고는 지구상 다른 어느 나라와도 쌍무적인 동맹조약을 맺지 않고 있다. 20년을 유효기간으로 하는 조약이기 때문에 체약국의 어느 측에서도 문제제기가 없는 한 유효기간은 연장되며 1981년에 제1차로 연장됨으로 해서 현재로서는 2021년까지 조약의 효력은 살아있게 된다. 이 조약 2조는 잘 알려진 대로 체약국의 어느 일방이 타국이나 집단으로부터 침략을 받아 전쟁상태에 빠지면 지체 없이 군사지원을 포함한 모든 지원을 제공하도록 되어 있다.

이 조약이 체결되어진 이래 북한은 한국이나 미국의 어느 측으로부터도 단 한 번도 군사적 위협이나 도전을 받은 일이 없었다. 위협과 도발, 정전협정위반은 북한이 부단히 되풀이 해왔을 뿐이다. 미국은 1990년대 초 북한의 핵개발기미를 알아채고 이를 원천봉쇄할 폭격계획을 세워놓고도 이를 중지하고 북핵문제해결방식을 대화와 협상으로 바꾸는데도 조‧중 동맹조약의 존재가 중요한 고려요소의 하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미국의 대북적대시정책과 핵공격위협에 맞서 자신을 방어한다는 명분하에 중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핵미사일 개발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중국은 주요 국제문제에 관한 양국협의를 규정한 조‧중 조약 4조에도 불구하고 북의 핵실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었으며 양국에 불리한 행동에 불참한다는 조약 3조의 정신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유엔의 4차에 걸친 대북제재결의(안보리결의 1718, 1874, 2087, 2094)에 찬성표를 던졌다.

 

                                                      2.

 

이러한 상황에서 유추하건데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조‧중 동맹조약을 자기 안전에 대한 확고한 보장으로 받아들지 못하는 측면이 있음이 엿보인다. 그간 북한은 미국과 일본이 북한과 수교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이 한국과 수교하는 것을 본 후 약 7년간 중국에 대해서 냉랭한 태도를 취했다. 물론 1999년부터 다시 관계를 정상화했지만 북한의 중국에 대한 불신은 쉽사리 가시지 않았다. 황장엽의 회고록은 북한의 김정일이 얼마나 중국을 내심 비판하는 자세였던가를 잘 말해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북ㆍ중 양국은 동맹조약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어느 측에서도 조약폐기의 전치단계(前置段階)로서 6개월 전에 조약폐기를 요구하는 절차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 북한이 4, 5차에 걸친 추가 핵실험을 통해 핵무장화를 완성, 핵미사일 체제를 갖추게 된다면 중국이 북한과 맺은 동맹조약은 동북아시아의 안보지형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핵 국가 간 동맹조약으로 성격이 전환될 것이다. 한국, 일본 등 비핵 국가는 중국과 북한이라는 핵 동맹국가의 위협 앞에 벌거벗은 채 미국의 핵우산만 의지하는 신세가 될 것이다. 핵보유를 공인받고 있는 유엔 상임이사국이며 책임 있는 강대국의 일원이 중국이 과연 이러한 상황을 그대로 수용할 것인가. 상황이 이러한데도 중국은 전통적 혈맹논리에 묶여 북한을 전략적 자산(資産)이라고 감싸기만을 계속할 수 있을까.

                                                      3.

 

이러한 문제 대한 해답은 비록 소수의견이기는 하지만 최근 덩위원(鄧聿文)이라는 중국공산당 당학교의 한 간부가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에 올린 글(2013년 2월 28일 9면)에 잘 간추려져 있다. 그는 이 글에서 북한이 일단 핵무장을 끝낸다면 변덕스럽기 이를 데 없는 (capricious)김정은 정권은 중국을 상대로 핵 공갈을 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쉐 리타이(Xue Litai)의 전언을 인용, 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의 평양방문 시에 북한지도자들은 그들 경제의 궁핍이 중국의 이기적 전략과 미국의 제재 때문이라고 말하면서 6자회담 탈퇴를 시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북 핵은 미국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며 미국이 도움을 약속한다면 북한은 가장 강력한 반중국(反中國)보루(堡壘)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그는 북한은 개혁개방을 하면 정권이 붕괴될 것이기 때문에 개혁개방을 할 수 없는 정권인데 중국은 왜 조만간 실패에 직면할 정권과 관계를 지속시켜야 하는가를 따졌다. 이어 그는 중국과 북한은 이데올로기가 같다고 하지만 중국과 북한의 차이는 중국과 서구와의 차이보다 훨씬 크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은 냉전시기에는 중국에 유용했지만 이제는 지정학적 완충지대론은 한물갔으며 오히려 조ㆍ중동맹이 중국에 화(禍)를 부를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중국은 이제 북한을 포기할 때가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4.

 

그간 중국은 북핵문제는 미국과 북한 간의 양자문제라고 말하고 중국은 미중 양자 간 대화의 중개자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6자회담이 바로 중국의 그러한 관점의 산물이었다. 그러나 벌써 두 차례나 중국의 동북지방에 까지 북한 핵실험의 진파(震波)가 강하게 감지되었고 이 때문에 중국인들의 핵실험 반대시위가 유발되었다. 이와 때를 같이하여 과연 북한이 중국에 유용한 전략자산인가를 묻는 논의가 중국 지식인 사회에서 공공연히 제기되고 있다.

이제 북 핵문제는 더 이상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며 중국자신의 문제로 전환되고 있다. 미국이 추구했던 북한정권 교체문제(Regime Change)도 이제 중국이 검토해야할 과제로 변하고 있다. 과연 지난 3월 15일자로 중국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代)에서 정식으로 선출된 중국 새 지도가 이러한 조‧중 동맹조약에서 비롯되는 딜레마를 푸는 중국 측 해법이 무엇인가를 지켜보고 싶다.

앞서 말한 덩위원은 그의 글의 결론부분에서 중국이 북한을 포기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중국이 남북통일을 촉진할 이니셔티브를 취하는 것이라면서 남북이 통일되면 미국, 일본, 한국 간의 전략동맹을 해체하는데 도움을 주어서 잠식하고 또 중국이 동북아시아쪽에서 오는 지정학적 압력을 완화시키고 타이완 문제 해결의 길도 열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글이 중국지도부의 생각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어느 면에서는 희망론적 개인단상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중국외교가 진정으로 인민을 위한 외교가 되기 위해서는 한중무역과 북중 무역을 비교하는 실용적 평가가 요구된다. 주지하는 바이지만 한중간의 무역량은 이미 2450억 달러를 넘고 있지만 북중 교역량은 60억 달러수준이다. 인적 교류에서도 매년 한중교류인원은 600만 명을 넘어섰다. 중국은 한국 제1의 투자국이고 한국무역의 27%를 차지하는 한국제1의 수출국, 투자국이다. 이제 교역량만을 기준으로 한다면 한중교역량은 한미교역량의 3배에 달한다.

현재 한중관계는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인데 비해 한미관계는 안보동맹관계이다. 앞으로 박근혜 정부는 동반자관계와 동맹관계를 여하히 조화시키고 균형을 잡아가야 할 것인가에 안보외교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하겠다. 우리는 중국이 지난 1월 24일 주장한 표본겸치(標本兼治)론이 단순한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한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국제공론을 조성하는 방도로 전개되기를 기원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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