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방한 유감
본인은 어떤 종교도 그저 그러려니 하고 포용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번 교황방문은 일개 종교단체의 수장이 왔을 뿐인데 온나라가 법썩뗘는 모습이 마치 우리나라가 천주교가 국교인 나라가 된 듯하다.
시복식이라는 천주교 종교행사를 서울 한복판 광화문사거리 전체를 봉쇄해 놓고 벌이는 것이 과연 낮은 데로 임하는 모습인지 돌아봐야 할 것이다.
매스컴의 망언들에 쉽게 현혹되는 국민들에게 온갖 매체들이 마치 포교하듯 떠드는 것도 과유불급이다.
평화와 용서를 강조하는 교황의 메시지는 오히려 이 나라를 둘로 갈라놓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죄 지은 형제를 칠십일곱 번이라도 용서하라 했지만, 과연 교황이 그럴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같은 아브람의 자손들인 이스라엘, 중동국가들이 종교 문제로 저렇게 피 터지게 싸우는데도 어찌할 수 없는 그가, 동족상잔으로 인하여 갈라진 남북의 이념적, 정치적 문제들을 평화로운 한 쪽에만 찾아와서 마치 종교문제를 다루 듯 상대를 용서하지 못하는 잘못을 설교하는 듯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좌파세력들의 아전인수격 억지를 부추겨 이 나라의 국론분열을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는 게 아닐까 우려된다.
교황의 화두는 사람의 본성에 감화를 주고, 시공을 초월한 진리의 가르침이어야 하거늘, 어린애에게 입맞추고 불쌍한 자에게 손 얹어주는 등의 감성적 제스쳐와 소탈하고 겸손함을 보여주기 위한 과시적 행동의 지나침도 유감스럽다.
진실된 仁義와 慈愛는 남 모르게 심연 속에 품는 것이거늘, 립서비스, 손가방, 작은 자동차 등과 같은 가시적 仁愛는 위선의 소치로 인식될 수 있기에 동양의 현인들은 이러한 행동을 경계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유독 세월호 유족들과 폭력시위로 사회질서를 파과하려던 자들에게 특별한 기도와 관심을 보이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자기들 갖고 싶은 대로 마음껏 지원해 주지 않는다는 정부에 대한 유족들의 원성에 힘을 실어주기 위함인가. 억울한 죽음에 대한 위로라면 그보다도 더 억울한 죽음이 이 세상에 얼마든지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그렇다. 국가 원수 급에 대한 공항영접 의전은 동양예의지절을
보인 것이겠지만, 교황 미사 때까지 따라가서 앉아있는 모습은 국가 지도자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아무리 천주교 신자 일지라도... 이래서 박대통령의 감성적 리더십이 존경 받지 못하는 것이다.
어느 종교든 너무 광신적일 때 유병언의 구원파 무리와 다를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천주교 신자 분들께는 언짢게 들릴 과문한 소치의 소견이지만, 훌륭한 임금에게는
쟁신(諍臣)이 필요한 것이기에 이해해 주시기를 기대하며......
교황의 기도가 이 나라에 효험이 있기를 바랄 뿐이다.
아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