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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와 ‘마녀’로 살아가기 인쇄하기
이름 :  이철영
2014-11-20 21:51:59  |  조회 3098


‘악마’와 ‘마녀’로 살아가기

 

                                                            <이철영: 재단법인 굿소사이어티 이사>

초등학생들의 부모에 대한 인식과 이미지에 관한 대구교육청의 최근 조사 결과 일부 초등학생들이 자기 휴대전화 ‘연락처’에 자기 아빠를 '늑대', '악마', '대마왕(大魔王)', '대왕문어', 엄마는 '대왕오징어', '마녀', '악마', '여우', '과외쌤부인', '쇼핑맨' 등으로 올려놨다고 한다. 평소 부모의 행태나 자식 양육, 교육 방식에 대한 아이들의 거부감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국방정환재단과 연세대사회발전연구소가 발표한 올해 '한국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에서 우리 청소년들이 느끼는 '주관적 행복지수'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국가 중 6년째 최하위이다. '가정 등에 대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우리 청소년은 13%(OECD 평균 6.7%), '외롭다고 느낀다'는 청소년은 18%(OECD 평균 7.4%)로 OECD 평균보다 2배 이상으로 높았다. 부모와 일주일에 서너 번 이상 대화를 나누는 경우는 OECD 평균보다 매우 낮았다. 그마저도 부모와의 대화는 주로 학업과 관련된 내용이고 고학년으로 갈수록 '공부와 성적'을 주제로 한 대화의 비율이 높아진다. 결과적으로 '자신의 삶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67.6%로 OECD 국가 평균(85.8%)보다 크게 낮았다.

부모와 아이들이 공부와 성적에 관한 얘기를 많이 하면서도 전체 어린이·청소년의 절반 이상이 공부와 성적으로 인한 부담으로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부모들이 올바른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위의 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 청소년들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비율이 낮은 이유가 부모와의 관계가 원만치 않아 부모와 벽을 쌓고 지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아이들이 행복의 조건으로 '화목한 가정'을 꼽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오죽하면 아이들이 아버지를 ‘악마’, 엄마를 ‘마녀’라고 호칭을 하겠는가?

우리나라 엄마들의 극성은 비단 공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여자프로골퍼들이 세계무대를 주름잡고 있는 것도 우리 부모들, 특히 극성 엄마들의 덕이 아닌가? 학업은 아예 내던지고 오로지 골프연습에만 매달리게 하면서, 심지어 미국대륙을 오가는 캠핑카 유랑생활도 마다 않거나 스스로 자식의 캐디로 나서는 부모들도 있다. 그러니 학교공부를 겸하면서 연습하는 미국여학생들이 이들을 당할 도리가 있겠는가? 우리 선수들이 질시(嫉視)의 대상이 되고 미국여자프로골프(U.S. LPGA)의 인기가 떨어지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다. 배달민족의 끈기와 우리 아줌마들의 극성을 감히 누가 당하겠는가? 이들이 정상에 오를 때까지 극성 부모들로부터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왔을까? 하물며 정상을 넘보지도 못하는 어린 선수들의 심적 고통은 어떨까? 전세계 골프장을 점령하고 대회 상위권을 독점하는 우리 여자골퍼들이 대견스럽게만 보이지 않는 이유다.

우리 엄마들에게 자식의 성공은 돈방석 이전에 명품치레 이상의 과시의 도구이다. 자식들의 명문대 입학은 자식들의 성공의 시작이자 부모의 명품치레 중 최고의 명품이다. 우리 부모들은 자식 성공에 대한 자신들의 기대를 실현시키기 위해 자식들이 겪는 좌절감이나 분노는 안중에도 없다. 자식들을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으며 오로지 부모들이 짜놓은 성공프로그램에 따라 남보다 앞서가기만을 독촉할 따름이다. 대화가 안 되는 부모로부터의 일방적인 강요와 잔소리만을 들어가며 오로지 부모가 짜놓은 성공프로그램 속에서 쳇바퀴를 돌아야 하는 어린 아이들의 심정이 오죽하겠는가?

서울 명문대를 나온 엘리트 부모 밑에서 자란 서울 강남의 한 고3 학생은 '엄마와는 할 말이 없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엄마에게 마지막으로 남기고 한강에 투신했다. 학교 상담교사로부터 '자살 고위험군(群)' 판정을 받은 한 중학생의 엄마는 아들의 성적이 나쁘다고 심한 욕을 퍼부은 얼마 후 아들 노트에 '엄마를 죽이고 싶다'라고 쓴 글귀를 발견했다고 한다. 아이들이 부모와 대화가 안 되고 내몰리면서 가출이나 자살, 존속살해 등과 같은 극단적 선택까지 하고 있다.

집안에서 ‘악마’와 ‘마녀’의 존재가 되지 않으려면 부모들이 분에 넘치는 욕심과 허영심을 먼저 털어내야 한다. 그리고 순간순간 자식의 눈높이로 세상을 돌아봐야 한다. 자식의 어린 시절을 지옥으로 만들면서 인생을 집안의 ‘악마’와 ‘마녀’가 되어 살아야 하겠는가?

 

       
굿소사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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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우
글세요. 세상이 이렇게 변했나요. 아빠 엄마를 마녀 악마로 표현하다니 분노보다는 허탈감과 자괴감이 일어 나는군요. 이 모든게 뿌린대로 간다는 속담이 생각나는군요, 세상탓도있겠지만, 자식과의 눈높이 대화가 부족하지 않았나싶네요. 세상에 출세보다는 세상을 배려하고 함께 사는 법을 가르치며, 자식의 능력이나 특성을 살려주는 교육이 더 필요할것도 같구요.   14-11-21  
hyj
학교에서는"지"를 가르치고 집에서는 "덕" 그리고 방과후에는 "체"를 해서 지덕체가 되어야 올바른 교육인데 요즘은 "지지지"라고 하는군요...그렇게 키우지 못한 아이들은 사회에서 뒤쳐지는게 현실익도 하고요. 압축성장의 한 병폐겠지요. 시간이 걸리겠지만 사회가좀더 성숙해 지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요? 그런면에서 최근 일부에서나마 인문학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14-11-21  
최경호
이글을 읽고 우리 아이들이 참으로 가엽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 부터인가
경쟁에 내 몰린 아이들이 부모손에 놀아나는 꼭두각시가 되어 한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게 된것 같습니다. 부모의 성공방정식에 따라 스스로는 아무것도
결정 하지 못하게 만들어 놓고 남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요령만을 가르치는 것도
우리 부모들이 겠지요. 이런 부모들을 오늘 어느 신문에 毒親(toxic parents) 즉 자녀에게
독이 되는 부모라고 미국에서 출간된 책의 제목이라 하네요. 우리 자녀들을 독립된
인격체로 대우 해주는 것이 자녀들의 행복을 보장 해 줄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14-11-21  
김현분
제목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어쩌다가 사랑스런 아이들한테 악마라는 소리까지 들어야 할까? 지금은 맞벌이 시대
자녀교육도 중요하지만 부도교육이 더 절실한 요즈음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아이를 다 키운 저로서 돌이켜보면 아무것도 모른체 아이키우는것에 집중하다보니
아이에게 집착하게되고, 그져 공부만 강요하였던것 같아요!
외벌이가 아닌 맞벌이부모들은 항상 자식에게 미안함을 가지는 맘 일것입니다.
그래서 더 자식에게 져주고 해 달라는 것 다해주며 버릇없는 아이로 만들기도 하지요.
맞벌이부모들이 반드시 부모역할 교육을 수료 할 수 있는 강제적인 교육의 장 이라고
마련해 준다면 지금보다는 우리아이들이 더 행복해 질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다시한번 반성하게 되는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4-11-21  
이광환
이제는 행복의 가치란 개념을 바꿀 때가 되었습니다.

헌법 전문에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 즉 [행복을 오래도록 마음껏 누릴 수 있게 온 힘을 쏟을 것을 다짐] 하는 행복추구권(幸福追求權)은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 중 하나로 안락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추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누구에게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상태의 행복추구활동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빛나는 계몽의 글입니다.   14-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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