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칼럼 ▶ 회원칼럼
지금 학교가, 교육이 위험합니다
우창록   |  2014-06-24 13:53:18  |  조회 2595 인쇄하기

지금 학교가, 교육이 위험합니다



우창록 <(재)굿소사이어티 이사장>

 

 

지금으로부터 40여년 전 당시 문교부는 고교 평준화 제도를 발표했습니다.  ‘고교 입시 지옥에서 구출하고 사교육비 부담을 줄인다’는 명분으로 선발 시험 없이 학생을 배정하는 제도가 1973년에 시작됐고, 지금까지 중등교육의 큰 원칙입니다. 하지만 평등을 앞세운 교육이 국가경쟁력 향상에 이바지할 인재양성에 매우 미흡하다는 비판에 따라 수월성(秀越性•엘리트) 교육이 보완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했고, 외국어고•과학고 같은 특목고와 자사고(자율형사립고)가 지난 10여년 새 늘었던 게 사실입니다.


현재 전국에 187개의 특목고와 자사고가 있는데, 이걸 6•4지방선거로 득세한 좌파성향 진보 교육감들이 손보겠다고 해서 논란입니다. 그들은 평등주의 교육을 더 강화하겠다고 하는데, 잘 살펴 보면 절대적 평등주의 교육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양성의 현대 사회, 무한 경쟁의 세계화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교육을 획일적인 틀에 묶어 두는 것은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의 발전을 저해한다고 봅니다.


저는 구체적, 실제적 평등주의 – 교육의 기회는 평등하되 개인의 희망을 존중하고 능력을 키워주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 맥락에서 과연 이 시대에 진정한 엘리트 교육은 불필요한 것인지, 지금의 3불(不)정책이 과연 최선인지를 묻고 싶습니다. 대학에서 학생을 뽑는 본고사 부활은 불가능하고, 고교 등급제 실시가 과연 우리 사회의 정서에 반하는 것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현행 3불(不)정책이 우리 교육을 위해 과연 최선인가요?


결정적으로 3불 정책의 하나인 기여입학제가 문제입니다. 그걸 실시하면 큰일 나는 것처럼 세상은 쉬쉬합니다. 창의적이고 열려있어야 할 교육 영역에서 시장경제 원리가 작동 안 되고, 진정한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 상황입니다. 논의조차 금기로 통합니다만, 언젠가는 물꼬가 열리길 저는 기대합니다. 그래야만 좋아진 교육 서비스를 다양한 계층의 학생이 누릴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사실 진보 교육감들의 공언과 달리 변화하는 세상은 3불 정책에 변화를 기대하고 있는데, 제가 아는 한 미국의 명문 사립학교의 등장 배경도 그렇습니다. 미국 중등교육의 견인차가 그들 명문 사립입니다. 공립보다 나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아이비 리그에도 더 많이 학생들을 진출시킵니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기여입학제를 포함해서 부자가 교육 환경 개선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줬던 게 아주 큰 요인입니다.


자기 자녀를 명문대학에 입학시키고 싶으니까 부자들은 자기의 돈으로 명문 중고교를 세웠습니다. 그곳에 자기 자녀뿐 아니라 다양한 계층의 아이들을 불러들이기도 했습니다. 사회성과 인성을 함께 기를 수 있도록 배려한 것입니다. 그 때문에 교육의 수월성과 공익성이 공존했던 겁니다. 그런 구조는 조선시대 서원(書院)이나 서당도 설립배경은 비슷했습니다. 선비들이 학문을 강론하기 위해 만들었던 서원 등이 어디 규격화된 국공립 시설이었던가요?


미국사회에 사립명문학교가 강세인 이유


실은 미국만이 아니라 영국사회도 그랬습니다. 19세기까지 영국의 엘리트를 키워낸 건 이튼 스쿨과 해로우 스쿨 등, 4개의 사립학교입니다. 옥스퍼드와 캠브릿지 대학도 기여를 했지만, 그건 대학교육이 일반화된 20세기 이후의 일입니다. 그 이전까지는 명문 사립을 졸업한 엘리트들이 굳이 대학에 진학할 필요가 없었고, 때문에 이튼과 해로우는 사회를 이끄는 지도자 배출의 창구였습니다.


그러던 영국도 2차 세계대전 이후 교육에 평등주의 바람이 아주 강력하게 불었고, 명문사립은 물론 대학까지도 이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이 바람이 물러가게 된 계기는 ‘영국 병’을 고친 1980년대 마거릿 대처 수상의 등장인 걸로 저는 압니다. 그는 물었습니다. “왜 영국의 교육이 미국에 떨어지고 있고, 하향평준화의 길을 걷고 있는가?” 이후 엘리트 교육은 부활됐고, 정권이 바뀐 지금도 큰 기조는 변치 않고 있습니다. 선진 외국도 이렇게 교육정책에 관한 철학에 변화의 사이클이 있다는 건 우리에게 많은 암시를 줍니다.


획일적 평등주의 정책은 결국 하향평준화 낳는다


잠정결론은 지나친 획일적 평등교육 정책은 본래의 의도와 달리 결국 교육의 하향평준화를 낳고, 다양한 인재개발의 창구를 닫는다는 점입니다. 우리사회에 절대 평등주의 정서가 매우 심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엘리트 교육 제도를 당장 시행하려고 하면, 엄청난 반발에 부딪힐 것입니다. 언제까지 이럴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평등주의 사회라고 해도 엘리트 교육의 문은 항상 열어놓아야 하고, 그래야 뛰어난 인재들을 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분 말씀대로 천재 한 명이 10만 명을 먹여 살리는 게 요즘 경제 아니겠습니까? 경제보다 중요한 것은 그게 진정한 인간 개발의 과정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실 좌파적 진보 교육감의 대거 진출로 요즘 뒤숭숭합니다. 통념과 달리 시장, 도지사보다도 더 영향력이 크며, 지난 선거 때 우리가 그 점을 간과하지 않았는가 하는 자성의 목소리도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그 대목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판단은 이슈레터 7월 호에 좋은 글을 써주신 두 분에게 맡깁니다. 저는 다만 한국사회에 기여입학제를 포함한 다양한 인재개발 교육, 교육자율화의 필요성을 언급하는데 그치겠습니다. 조만간 보다 본격적으로 이 문제를 다루고 싶은 마음 그지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굿소사이어티
덧글쓰기 | 전체글 1개가 있습니다. 이름 : 비밀번호 :
 
0/1200 bytes  
정희종
자사고, 과학고, 외고가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나요, 우수한 학생들을 모두 모집하여 획일한 대학입시에 치중하지 않나요!! 저자께서는 식견이 부족하신 가 의심됩니다. 국민전체 수준을 높여야 그 중에서 뛰어난 자가 나올 수 있는 것입니다. 모든 인재와 물적 지원을 뺏기고 루저들의 집합소로 전락한 일반고를 보시고 아무런 감정도 못느끼신 다면 당장 은퇴하시고 글 쓰시기를 중단하는 것이 지식인으로서 마지막 양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자가 주장하는 그 다양성과 수월성 등 경쟁이 필요한 부분은 대학원, 인턴십 등 이상에서 강화해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교육의 핵심은 교육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교육위에 놓인 학력차별, 지역차별 등을 없애지 않으면 한치도 나아갈 수 없습니다. 이정도의 평범한 이야기는 너무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인재연 하시는 분들이 하도 되지도 않을 방법을 소위 교육에 도입해서 그 동안 수많은 학생들이 너무 피곤합니다. 부디 되지도 않는 언사를 흩뿌리는 일을 멈추시고 본인의 사고의 한계를 깨우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14-07-25  
 
762 우리사회 불안의 뿌리, 북한  1  우창록 14-08-22 2469
761 세계사 바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전혀 그렇지 못한 교..  2  조우석 14-08-22 2808
760 중국은 평화애호 국가인가? 곧 공격적 제국주의의 본모습..  1  서평 조우석 14-08-22 2558
759 우리의 생존과 이익을 극대화하는 외교  우창록 14-07-22 2787
758 영국 버큰헤드(Birkenhead)호(號)의 교훈  12  이철영 14-07-22 4553
757 100% 사회통합에 대한 환상을 버릴 때 박근혜 정부는 성공..  조우석 14-07-22 2612
756 지금 학교가, 교육이 위험합니다  1  우창록 14-06-24 2595
755 함석헌 발언과 총리 후보자의 발언 사이  14  조우석 14-06-24 2500
754 대학 축제의 허상(虛像)  8  이철영 14-06-24 9012
753 청춘들의 영혼을 노린 ‘나쁜 책’  조우석 14-06-24 2356
12345678910